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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명수의 성장이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임바른의 '원칙주의'도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통을 호소하는 모친을 모시고 응급실을 찾은 그는 끝없는 대기 명령에 신경이 곤두섰다. 그때 늦게 병원을 찾은 노신사가 곧바로 치료를 받으러 들어가자 분노가 폭발했다. 결국 임바른은 원칙주의를 깨고 인맥을 동원해 진료를 받았다. 진료결과 어머니의 병명은 요로결석이었다. 뒤늦게 도착해 우선순위에 올랐던 노신사는 뇌혈관이 터져 병원을 찾은 응급환자였다. 그제서야 임바른은 약자의 무력함과 권력의 부끄러움을 느꼈고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낸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했다.
결국 임바른은 시위대 단장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짚어보며 한세상(성동일)에게 직언했다. 건물주 측 변호사가 재판장과 절친한 전관 변호사라는 점에도 의문을 표했다. 이에 한세상은 시위대 단장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이러한 임바른의 성장은 결국 판사도 인간이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그 실수를 계기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 소시민들이 권력의 무게 앞에서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기득권의 부당함에 맞서 법과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와 같은 스토리는 히어로적 판타지를 지닌 것도, 확실한 사이다를 안겨주는 반전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더 소소한 현실과 맞닿은 것이라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 김명수는 냉정하고 차갑게, 최대한 인간사회와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의 신념만을 고집했던 임바른이 틀을 깨고 좀더 폭넓은 시야를 갖게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을 높였다. 막연한 분노부터 순간의 깨달음, 새로운 신념을 굳히고 다시 한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현실적인 연기로 풀어내 시청자를 감정이입하게 만든 것.
배우로서도, 캐릭터로서도 성장해가고 있는 김명수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응원을 자아내고 있다. 앞으로 김명수가 보여줄 성장과 변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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