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이 원작인 PC MMORPG '리니지'와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리니지M'은 PC판과는 다른, 모바일에서만 선보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다.
지난 5월 15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서비스 1주년을 맞아 기념 간담회 '이어 원(YEAR ONE)'을 개최하고, 1년 동안 얻은 성과와 앞으로 진행될 서비스 방향성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5월 30일 업데이트 예정인 첫 번째 에피소드 '블랙 플레임(Black Flame)' 사전 예약을 시작하고 강화 실패로 소멸한 아이템을 복구하는 1주년 기념 아이템 'TJ's 쿠폰'을 공개했다.
지난해 6월 21일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M'은 사전 등록 550만 명, 사전 다운로드 250만 건을 돌파하고 출시 첫날 매출 107억 원을 달성, 출시 이틀 만에 양대 마켓 최고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역사를 새로 썼다.
이 같은 인기는 엔씨소프트가 2017년 매출 1조7,587억 원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체 매출 중 모바일 매출은 9,953억 원으로, '리니지M'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보면 명확하다. 엔씨소프트가 2016년 올린 매출이 9,836억 원인데, '리니지M'은 6개월 만에 2016년 전체 매출을 벌어들인 셈이다.
'리니지M' 1주년 간담회 기조연설에 나선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리니지M'은 '리니지' 모습 그대로를 지키겠다는 약속하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시장에서 많은 사건과 함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유저 분들과 함께했던 추억, 설렘, 즐거움이 바로 '리니지M'이 만든 최고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택진 대표는 "사실 '리니지M'은 '리니지'와 언제든지 결합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 상에서 서로 접속이 가능하도록 만든 게임이지만, 이를 오픈하지는 않고 있었다"며 "지난 1년 동안 '리니지M'을 서비스하며 PvP 랭킹, 공성전 용병 시스템, 복수와 조롱, 변신과 마법 인형, 자동 사냥 등 '리니지M'만이 가진 고유 콘텐츠가 유저 호응이 높은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김택진 대표는 "이를 통해 '리니지M'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시그니처 콘텐츠'를 만들 가능성을 봤고, 독자적인 길을 걸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오늘을 기점으로 '리니지M'은 '리니지'와 결별하고 새로운 항해를 떠나려 한다"고 마무리했다.
'시그니처 콘텐츠'가 될 '리니지M' 고유 콘텐츠로 발표된 내용은 20년 만에 등장하는 신규 클래스 '총사'와 '리니지' 다운 그래픽은 유지하면서 수준을 최대한 높인 '새로운 엔진 및 클라이언트', 북미,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IP를 구축하는 '리니지M 월드 와이드 버전' 등이다.
특히 10년 전부터 '리니지' 신규 클래스 후보로 거론되던 '총사'는 20년 동안 검과 마법만으로 싸우던 '리니지' 세계에 새로운 활력으로 등장하게 됐다. '총사'는 근거리와 원거리 공격이 모두 가능한 올라운더로, 이레이즈 매직-켄슬레이션-스턴-디스인티그레이트로 이어지는 기존 전투 패턴을 끊는 '마법탄'을 비롯해 20여 가지 고유 스킬을 가졌다.
영어 단어 '시그니처(Signiture)'는 서명, 특징을 의미하지만, 음식점에서 '시그니처 메뉴'는 그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 음식을 뜻한다. 콘텐츠나 상품에 쓰일 때는 '특별히 제작한'이라는 뜻을 가진다. 엔씨소프트가 선보일 '시그니처 콘텐츠'란 '리니지'와 완전한 결별을 선언한 '리니지M'만이 선보일 고유 콘텐츠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서는 16:9 FHD 해상도를 지원하는 리마스터 버전을 준비 중이고, '리니지M'은 '시그니처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라며 "두 게임이 서로 다른 노선을 걷기로 선언한 만큼, 앞으로 어떤 콘텐츠로 차별화를 둘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