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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바람바람바람' 이병헌 감독 "불륜에 정당성 부여하는 영화 아니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3-28 10:5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감독 이병헌이 '바람 바람 바람'의 불륜 미화 우려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뭘 해도 외로운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과속캔들'(2008), '써니'(2011), '타짜-신의 손'(2014)의 각색에 참여하며 남다른 스토리 텔링을 능력을 증명하고 제 28회 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힘내세요, 병헌씨'(2012), 3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코미디 영화 '스물'(2015)의 메가폰을 잡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이병헌 감독. 영화 뿐 아니라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2016)을 통해 재기발랄한 대사와 통통 튀는 연출력으로 사랑받은 그가 3년만에 연출 영화 '바람 바람 바람'으로 오랜만에 관객을 찾는다.

'바람 바람 바람'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 설정, 개상 강한 캐릭터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에피소드까지 더해져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물한다. 특히 전작에서 보여줬던 재치있는 대사로 '살아있는 말 맛의 대가'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역시 촐철살인 대사로 생동감 있는 말맛 코미디를 선보인다.

이날 이병헌 감독은 '불륜 미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사실 저도 한다고 하고 나서 그거 때문에 너무 후회했던 게 너무 어려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지금의 '바람 바람 바람'도 우리나라 정서에 딱 맞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부정적 소재를 코미디로 풀어낸다는게 희화되고 옹호하고 그런식으로 해석될 만한 여지가 크니까 힘들었다. 그래서 그러지 않으려고 더 노력했다"며 "그래서 감정에 더 신경썼다. 말투 하나, 말 음성의 높낮이에 감정이 크게 차이나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 '스물'처럼 웃겨야된다는 강박에 싸여서 만드는게 더 편했다. 조금만 감정에서 벗어나면 욕먹는다고 생각을 했다. 각색보다 현장에서 더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가장 복잡한 심리를 가진 제니(이엘)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적으로 다 설명될 필요는 없지만 이 사람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필요했다. 1차적으로 나를 설득하고 2차적으로 배우도 설득해야 했다. 그렇게 2주정도 아무것도 못하고 멘붕에 빠져있는데, 그러다가 어떤 사진 작가의 사진을 봤는데, 연인과 헤어지고 치고 박고 싸운후 자신의 모습을 찍어 걸어놓은 사진이었는데 그걸 보고 영감을 받았다"며 "여러 가지 감정이 제니에게 있었구나라는 걸 유추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제니라는 캐릭터가 자신은 모든 걸 이겨내고 성장을 했다고 착각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제니가 가져가는 성장지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성장한게 아니라 치유가 된게 아니라는걸 표현하고 싶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불륜의 중심이 되는 제니에 아픈 전사를 두는게 불륜 미화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정당성이라고 생각한게 아니고 그 사람이 경험한 경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저희는 제니 과거를 정말 많이 생각했다. 제니의 일기도 있다. 이 영화는 부정적인 행동에 대한 당위를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다. 정당성을 주려는 게 아니라 그런 게 핑계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의 코미디 영화다.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등이 출연하고 4월 5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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