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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종영 '황금빛 내 인생'..스토리는 '잿빛' 연기는 '황금빛'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3-12 08:3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황금빛 내 인생'이 종영했다. 따뜻한 가족극 속 파격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국민 드라마'의 퇴장이다.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소현경 극본, 김형석 연출) 마지막회는 45.1%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종영했다. 이는 2년 만에 40%를 넘어서는 드라마가 됨과 동시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넘어선 기록이다. '황금빛 내 인생'은 그동안 꾸준히 40% 시청률을 넘어서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고 이와 동시에 45% 시청률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퇴장했다.

사실 시청률만 따지고 봤을 때는 '황금빛 내 인생'은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임이 분명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사정은 조금 달랐다. 소현경 작가의 화려한 대본과 배우들의 연기에 이끌려 드라마를 시청했던 시청자들이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키며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설명이 된다. 특히 기존의 주말극 틀을 벗어나는 센스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던 극본이었지만, 이후에는 서태수(천호진)의 상상암이나 최도경(박시후)과 서지안(신혜선)이 서로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일명 '고구마 전개'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간혹 답답하게 하는 경우가 발생했던 것.

특히 재벌가의 이야기나 딸을 바꿔치기하는 일명 '막장드라마적' 전개들도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가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52회라는 긴 시간 동안 이를 끌어가며 '황금빛 내 인생'을 '잿빛 인생'이라고 말하는 시청자들 역시 다수 있었다.
그러나 '황금빛 내 인생'이 남긴 것도 분명 있다.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살아남았다는 평이다. 신인 배우인 이다인과 서은수, 이태환, 신현수 등도 깔끔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극에 흥미를 더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벌써 주인공이냐'는 얘기를 들었던 신혜선은 그 누구보다 훌륭하게 연기를 해냈다. 주인공으로서 긴 호흡의 드라마인 52부작을 끌어오면서도 힘은 유지됐다. 박시후는 오랜만의 지상파 복귀임에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고 아버지들인 전노민과 천호진의 연기는 '황금빛 내 인생'의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천호진은 극중에서도 특히 할 말이 많은 캐릭터. 암인 줄 알았다가, 다시 또 상상암 진단을 받았다가, 결국에는 진짜 위암이었다는 황당한 전개 속에서도 아버지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며 호평을 받은 배우가 됐다. 제작진이 장담했던 '빅픽처'는 서태수의 상상암이 진짜 암이 되면서 마지막까지 가족들에게 행복을 주고 떠나는 모습이었을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은 답답함을 느꼈던 부분. 이 답답함 역시 천호진의 실감나는 연기력 덕분이었던 것으로 볼 때 '황금빛 내 인생'을 이끈 것은 사실상 천호진이었던 셈이다.


결국 '황금빛 내 인생'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스토리적인 호평을 받지는 못한 채 떠나갔다. 그러나 4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만큼 시청자들을 만족시킨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비록 '잿빛 인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 드라마이자 인생 작품으로 남을 작품이 됐다. '황금빛 내 인생'이 떠난 자리에는 한지혜와 이상우 주연의 '같이 살래요'가 17일부터 방송 된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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