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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박찬욱 감독, 칸·할리우드 이어 영국까지 꿰찬 '거장의 행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2-19 16:4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 감독이 한국영화사(史)에 또 다시 획을 그었다. 국내는 물론 칸과 할리우드를 사로잡더니 이제는 영국까지 꿰차며 진정한 거장의 행보를 펼쳤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로얄 앨버트 홀에서 열린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가씨'(16, 모호필름·용필름 제작)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국내 영화계에 낭보를 전했다. '아가씨'와 함께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경쟁을 펼친 작품은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이쉬가르디파라디 감독의 '세일즈맨'을 비롯 폴 버호벤 감독의 '엘르',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퍼스트 데이 킬드 마이 파더', 올해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이자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 등이며 이들을 제치고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영국 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아가씨'는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박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런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김해숙, 문소리, 이동휘 등이 가세했고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13) 이후 3년 만에, 국내 작품으로는 '박쥐'(09) 이후 7년 만인 지난 2016년 내놓은 박찬욱 감독의 10번째 장편영화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00) '복수는 나의 것'(02) '올드보이'(03) '쓰리, 몬스터'(04) '친절한 금자씨'(05) '박쥐' '스토커' '아가씨' 등 매 작품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씨네필을 매료하는 독특한 스토리텔링,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쉬한 연출력을 과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그는 '올드보이'로 2004년 열린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 '박쥐'로 2009년 열린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아가씨'로 2016년 열린 제6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제70회 칸영화제에서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전세계 한국영화의 위상을 증명해 내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칸이 사랑하는 한국감독', 일명 '칸느박'이라는 애칭을 받을 정도로 칸을 사로잡았다.

비단, 박찬욱 감독을 향한 찬사는 칸영화제뿐만이 아니다. 액션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올드보이'로 할리우드에서 큰 지지를 받았고 이런 '올드보이'를 향한 지지는 리메이크로 이어지며 박찬욱 감독의 세계를 확장했다. 해외에서 쏟아지는 러브콜을 받던 중 '스토커'를 통해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진출에 나섰고 이후 절친한 봉준호 감독의 첫 해외 진출작인 '설국열차'(13)에서 제작을 맡는 등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해엔 영국으로 진출, 영화가 아닌 드라마 연출까지 진출하며 한계 없는 도전을 시작한 박찬욱 감독이다. 박찬욱 감독은 마이클 섀넌, 플로렌스 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등이 출연하는 영국 BBC 드라마 ' 더 리틀 드러머 걸'의 수장으로 발탁, 올해 상반기 첫 촬영에 돌입한다. '더 리틀 드러머 걸'은 여배우가 스파이 조직원과 사랑에 빠지면서 이중스파이가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존 르 카레 작가가 1983년 발간한 동명 영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에 앞서 1984년 조지 로이 힐 감독이 '테러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영화화한 바 있다.

'핑거 스미스' '더 리틀 드러머 걸'까지 연달아 영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며 브리티시 감성을 펼치게 된 박찬욱 감독. 마침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까지 꿰차며 거장 행보의 방점을 찍게 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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