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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크로스' 고경표의 분노가 폭발했다. 연기도 함께 폭발했다.
이때부터 두 남자의 난투극이 시작됐다. 아버지의 처절했던 마지막을, 비아냥거리듯 읊어대는 살인범 앞에서 강인규는 그 동안 억누르며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급기야 강인규는 살인범 김형범의 목을 조르며 폭주했다. 매사 냉철함을 유지하던, 복수를 위해 김형범 앞에서는 더욱 차갑고 냉정했던 강인규의 감정이 흐트러진 것이다.
결코 길지 않은 장면이었지만 고경표라는 배우의 진가가 오롯이 드러났다. 고경표는 차분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이 장면을 시작했다. 이후 상황에 따라 점점 고조되며 폭발하는 강인규의 감정을 강력한 에너지로 이끌며 표현했다. 점차 강렬해지는 눈빛과 표정, 흔들리며 떨리는 목소리, 분노를 폭발시키기까지. 진폭을 넓혀가는 고경표의 열연에, 시청자는 어느덧 몰입하게 된 것이다.
'크로스' 6회에서는 강인규의 복수에 강력한 힘이 실렸다. 그 와중에도 부모님 걱정에 스스로 장기를 팔고자 했던 소녀의 병원비를 걱정하거나, 누워있는 딸의 얼굴을 보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등 의사로서의 따뜻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환하게 웃지도, 감정표현을 풍성하게 할 수도 없는 캐릭터이기에 고경표는 무표정 속에서도 울림 있는 눈빛으로 이 감정들을 담아냈다. 이것이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시청자들이 고경표의 '흑과 백' 연기에 호평을 쏟아내는 이유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tvN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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