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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반전無가 반전"…종영 '감빵'의 '계획대로' 마지막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1-19 10:30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해롱이와 카이스트 등 잊지 못할 캐릭터들의 귀환, 시청자들이 기다린 반전 마무리는 없었지만 충분히 큰 그림을 그린 마무리였다. "신원호 PD가 하는 것은 어느 것 하나 이유가 없는 것이 없다"던 박호산의 말이 증명되듯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각 등장인물들에게 적절한 마무리를 선사했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정보훈 극본, 신원호 연출)이 지난 18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최고 시청률은 11.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가구기준). 최고 시청률은 13.2%였다. 각 연령대별 시청률에서도 남녀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지상파를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전 연령대에 걸쳐 공감을 받은 작품으로 언급되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최종회가 방송되기 전, 시청자들은 '반전'을 바라왔다. 그동안 정들었던 캐릭터들이 이감이나 출소로 예상치 못했던 작별을 해야 했고, 또 시청자들이 특히 애정을 가지고 있던 캐릭터인 해롱이 유한양(이규형)이 출소 후 다시 마약에 손을 대는 장면이 지난 15회 방송분에서 그려지며 충격을 안겼기에 더더욱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었다. '결말 함구령'으로 가려진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마지막회였기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반전을 기대했고, 마지막회에서 해롱이가 실제로 마약에 손을 댄 것이 아니었다거나 이감 됐던 카이스트가 돌아온다는 등의 설정이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것.


이 때문에 '감빵생활' 마지막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고,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해롱이'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대변했다. 그러나 마지막회 내내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마무리가 그려졌던 것. 김제혁(박해수)은 예상대로 출소했고 법자(김성철)는 김제혁의 매니저가 됐다. 유대위(정해인)도 누명을 벗었고 장기수(최무성)도 방해공작 없이 성탄절 특사로 출소하며 나름대로 훈훈한 마무리를 이어갔다. 유대위와 장기수, 해롱이, 그리고 카이스트 등의 이후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은 것은 '의외의 포인트'였지만, 교도소와 현실을 구분 짓는 것으로 해석됐다.

시청자들이 기다렸던 반전은 없었다는 것이 바로 반전이 됐을 것. 신원호 PD와 정보훈 작가, 그리고 극본 기획을 맡았던 이우정 작가는 첫 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이어지는 모든 이야기를 전부 정해놓고 그 길대로 가는 것으로 유명했다. 박호산은 스포츠조선에 "모든 것이 기획된대로 움직이는 중"이라며 "신원호 PD는 빅픽처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휴방기까지 계획적으로 잡아두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캐릭터에 서사를 줄 때 이유 없는 이야기는 진행하지 않았다"는 말까지 함께였다. 반전이 없는 것 또한 신원호 PD와 '감빵생활' 제작진이 미리 만들어뒀던 결말이라는 얘기다.


비록 출소 후 다시 마약을 투약한 유한양의 이야기가 사실은 꿈이었다거나 유한양이 마약 공급책을 잡기 위해 경찰과 손을 잡은 것이라는 등 시청자들이 상상하는 마무리와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고, "문래동 도다와"를 외쳤듯 문래동 카이스트가 실제로 돌아오고 교도소 밖에서 다시 만나는 등의 이야기는 펼쳐지지 못했지만, 이 모든 것도 '교도소와 현실의 간극'을 유지하기 위한 신원호 PD의 마무리였다. '반전 없는 것이 오히려 반전'이었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마지막이 더 큰 여운을 남기고 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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