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배우 이채영과 방송인 박재민이 가수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 가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굴욕을 겪었다.
관광객들에게 박수와 탄성을 자아내는 부산의 명물이지만 이 다리에는 세월의 통증과 우리 민족의 애환이 담겨있다. 민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피난민들이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헤맨 곳이 바로 영도다리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고향땅을 떠난 피난길에서 피난민들이 주문처럼 외운 말은 단 하나다. "우리 살아 남아 영도다리에서 만나자!" 잠시 놓친 그 손이 평생의 그리움과 애환이 될 줄 모르고 애타는 마음에 약속한 장소를 찾았던 피난민들. 그 시절 다리 아래엔 가족을 그리는 피난민들의 눈물이 가득했다. 그 후 80여년, 노후 된 다리는 새롭게 복원됐지만 다리 위에선 여전히 역사의 리듬이 애처롭게 흐른다.
그 중에서도 이름부터 특이한 비석문화마을. 처음 마을의 이름을 들으면 왜 하필 '비석 마을'일까 의문이 든다. 여느 산동네와 다를 것 없는 풍경의 조용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을 조금만 걷다보면 궁금증은 금방 풀린다.
말 그대로 죽은 자의 묘지를 지키는 비석들이 마을 곳곳에 놓여있는 것이다. 죽은 자의 기일이 선명하게 새겨진 비석과 묘에 쓰인 석재장식이 집과 놀이터, 계단 등에 박혀있는 모습. 특히 무덤 위에 세워진 작은 가정집의 모습에서 출연진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비석, 무덥 그리고 가정집.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삶의 터전을 일궈온 피난민들의 역사가 남긴 유적들이다. 큰별쌤 최태성은 "잊지 말아야 할 현대사의 유품들이 부산 여기저기에 살아 숨쉬고 있다"면서 "지금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감사의 눈물이 흐른다"고 했다. 그는 또 "이것이 바로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배낭 속에 인문학>은 오는 31일(일) 오전 10시 50분, TV조선을 통해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