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단언컨대, 진선규는 '제38회 청룡영화상'이 낳은 최고의 스타다.
|
시상식 일주일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진선규는 수상 당시를 떠올리며 "아직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함께 연극 무대에서 동고동락했던 영화 '더 킹'(한재림 감독)의 김소진과 함께 상을 수상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전했다.
"소진이와 나란히 상을 받았다는 게 더 의미가 깊고 믿어지지 않았어요. 시상식 끝나고 소진이랑 둘이 '우리가 이게 무슨 일이니. 여기에서 둘이 나란히 상 받은 게 현실이야?'라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소진이는 연극할 때부터 정말 오랫동안 봐온 친군데, 함께 연극할 때 서로 '상 받지 말자'라는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만약 우리가 연기를 하다가 큰 상을 받으면 초심이나 자세가 변할까봐 그랬던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나란히 같이 상을 받았네요.(웃음) 둘이 나란히 상을 받고 나서 '우리 그래도 절대 변하면 안돼!!'라고 함께 다짐했어요. 상을 받으면 변하게 될까봐 상을
|
"연기를 하고 배우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주변에서 '배우로 성공하려면 이기적이여야 해. 그래야 잘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분들이 성공하고 잘되는 모습도 많이 봤구요. 그런데 저는 천성적으로 그게 잘 안되는 사람이고 저 혼자 잘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어요. '내가 잘 되려면 너희가 잘 돼야 한다. 너희가 잘 돼야 내가 잘 된다'라는 게 제가 속한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모토이기도 하죠. 제 생각에 연기는 앙상블이에요. 그래서 함께 하는 게 중요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상으로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함께한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번에 상을 받고 대학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잘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들에게 '이기적이지 않게 연기하는 사람도 잘 될 수 있다'라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그게 가장 뿌듯해요. '착한데 성공을 못하는 사람'으로 남게 된다면 후배들은 '아 저렇게 하면 성공 못하는구나. 성공을 하려면 이기적이여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을 텐데 제가 '앙상블을 만드는 배우들도 해낼 수 있다'라는 걸 보여준 거 같아 기뻐요. 지금 저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우쭐하지 않고 앞으로 후배들에게 계속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
진선규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기게 해준 영화 '범죄도시' 팀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진선규는 자신에게 '범죄도시'는 기적이라고 말하며 또 다시 울컥했다.
"그날 감독님도 신인감독상을 받았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감독님이 제게 '나는 영평상에서 받았잖아. 괜찮아. 청룡은 니가 우리 '범죄도시' 팀을 대표해서 받은 거야. 내 영화를 빛나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라면서 자신의 수상보다 더 기뻐해주셨어요. 진짜 감독님의 말에 울컥하기도 했어요. 시상식 끝나고 만난 (마)동석이 형은 만나자마자 '어우!! 우리 선규!!'이라면서 손을 잡고 기뻐해줬요. 그리고 '선규야. 너는 지금 잘해서 잘 된 게 아니야. 원래도 잘했고 계속 잘해왔는데 사람들이 이제야 네 진가를 알아본 거야'라고 말해주셨어요. 동석이 형은 예전에도 어딜가더라도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저를 '이 친구 잘 봐라. 진짜 연기를 하는 배우다. 앞으로 엄청난 배우가 될거다'라고 소개해주셨어요. 그 감사함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해요. 또 (윤)계상이는 시상식 끝나고 영상통화를 했는데 얼굴이 시뻘게 져서 우는 거에요. 그 모습을 보고 저도 또 울컥했죠. 위성락이 돋보일 수 있었던 건 위성락만 잘해서가 아니라 장첸 3인방 덕분이에요. 장첸 역의 계상이, 양태 역의 (김)성규. 셋이 맹 연급하고 이야기하고 연기하고 호흡을 맞췄던 그 지난 시간들이 정말 지금 생각해도 기적 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
"수상의 기쁨도 크지만 제 수상에 많은 사람들이 저보다 저 기뻐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정말 행복해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된 게 행복하죠. 지금까지 차근차근 연기해 온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보인 것 같아 기쁘고요. '범죄도시'로 상을 받은 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제가 오디션을 봐야 겨우 발을 담궈 라도 볼 수 있었던 작품들이 오디션을 보지 않았는데도 시나리오를 보내줘요. 하지만 연기를 할 때, 캐릭터를 만들어갈 때 저는 예전의 진선규와 절대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지금 까지 해왔던 대로 연기에, 작품에, 캐릭터에 모든걸 쏟아 부을 거예요. 앞으로도 '저 배우는 정말 청룡상을 받을 만 했다, 괜히 그런 큰 상을 받았던 게 아니다'라는 말을 듣도록 오래도록 지겹게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가 될게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