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연기와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는 결국 반드시 인정받고 빛나게 돼 있다.
도경수와 최희서는 25일 오후 8시 40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형'(권수경 감독)과 '박열'(이준익 감독)로 신인상을 받았다. 후보에 앞서 신인상은 인생에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으로 더욱 의미가 있는 상. 이미 영화계 인사들에게 칭찬이 자자한 의미 있는 독립영화계 스타부터 많은 팬을 이끌고 있는 대세 스타와 가수 출신 배우들까지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예상케 한 바 있다.
시상식의 가장 첫 번째 트로피인 '신인남우상'을 받게 된 도경수는 배우 데뷔에 앞서 지난 2012년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활동명)로 데뷔, 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최고의 아이돌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가수 데뷔 이후 2015년 KBS 드라마 '너를 기억해'를 시작으로 SBS '괜찮아, 사랑이야'(2014), 영화 '카트'(2014, 부지영 감독), '순정'(2016, 이은희 감독)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아갔다. 그는 아이돌 그룹 출신의 연기자들이 통과의례처럼 겪는 '연기력 논란'을 단 한 번도 겪지 않고 '연기자 도경수'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어왔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의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엑소'라는 이름은 그의 가장 큰 버팀목이기도 했지만 대중이 색안경을 끼게 만드는 넘어야 될 산이었기도 때문. 미스터리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연기가 관건인 캐릭터('괜찮아, 사랑이야'),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아이돌 출신의 배우들이 선택하기 쉽지 않은 소재의 영화('카트') 등에 출연하며 부족함 없는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말이다.
그런 그가 마침내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과 꼬리표를 떼고 마침내 청룡영화상에서 '영화배우 도경수'로서 인정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도경수의 연기는 다소 평이할 수 있는 '형'에서 단연 돋보였다.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나홀로 튀지 않고 파트너인 조정성과의 밸런스도 완벽했다"며 "발성부터 태도까지 모두 훌륭한 배우로 앞으로 보여줄 것,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더 많은 배우다"라고 평가했다.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최희서는 앞서 대종상과 영평상에 이어서 청룡영화상의 트로피까지 품에 안게 됐다. 최희서는 '박열'에서 박열(이제훈)의 신념의 동지이나 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아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투사의 얼굴부터 박열을 사랑하고 또 그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여인의 얼굴까지 완벽히 보여주며 '가네코 후미코의 환생'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어느 날 갚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배우지만 그는 8년이라는 긴 무명의 기간을 견디며 연기라는 한길을 묵묵히 걸은 배우다.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박건용 감독)을 통해 데뷔한 그는 많은 독립영화에서 조·단역을 맡아 기량을 연마했다. 아르바이트에 치여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연기만을 바라보며 연습에 매달리고 또 매달렸다는 최희서. 그런 그는 2014년 지하철에서 대본을 읽다가 '동주'(2015, 이준익 감독)의 제작자인 신연식 감독을 만났고 그에게 '동주'의 오디션 제안을 받아 쿠미 역을 따내게 됐고, 그로부터 1년 후 마침내 '박열'의 카네코 후미코를 만나게 됐다.
다시 말해 최희서는 무명을 기간 동안 오로지 연기만 생각하고 연습에만 매달린 진정한 노력파 배우인 것. 청룡영화상의 심사위원들 역시 "그동안 쌓은 내공으로 마침내 물 만난 고기 같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라며 그의 노력과 내공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영화 '형' '박열' 스틸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