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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병원선' 10주간의 항해, 생명선이 남긴 진심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7-11-03 09:10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뜨거운 여름 출항했던 MBC 수목미니시리즈 '병원선'이 10주간의 항해를 마치며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았다. 시청률도 8.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정상을 지켰다.

지난 2일 방송된 '병원선' 최종회에서 자신을 좀먹던 골육종 암세포를 발견해 좌절했던 송은재(하지원)는 방황을 멈추고 언제나처럼 자신을 든든히 지탱해주는 곽현(강민혁)과 병원선 패밀리, 그리고 섬사람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소외된 섬을 찾아다니며 진심과 위로를 처방하는 생명선에서 "기대고 의지하는 걸 부끄럽게 여겼던" 은재가 "길을 잃는 순간 옆을 바라보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 뜨거웠던 항해에서 '병원선'이 전한 진심들을 짚어봤다.

#1. 청춘 배우들이 그린 청년 의사들의 성장기.

모두의 생명선이 된 병원선에는 이제는 그저 치료가 아닌 진심까지 처방하는 진짜 의사가 된 청춘들이 있었다. 이들은 권력에서 밀려나거나, 과거에서 도망쳤거나, 혹은 재수가 없어서 열악한 병원선에 승선했지만, 망망대해 위에서 부딪히고 소통하며 진짜 행복을 찾았다.

특히 병원선 의사 3인방 하지원, 강민혁, 이서원은 각자의 개성 강한 캐릭터와 찰떡같은 싱크로율을 자랑해 큰 사랑을 받았다. 냉정한 완벽주의자 외과 의사 송은재, 공감 능력 뛰어난 따뜻한 내과 의사 곽현, 까칠하고 쿨한 한의사 김재걸로 분한 배우들은 생명선의 항해 속에서 각자의 상처를 딛고 "진짜 의사, 진짜 어른, 그리고 진짜 행복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가슴에 훈훈함을 전했다.

#2. 휴먼메디컬 병원선, 존재의 이유.

병원선이라는 독특한 무대를 배경으로 해 시작부터 이목을 끌었던 드라마 '병원선' 의 항해에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도심에서는 별것 아닌 것으로 느껴지는 작은 병에도 생사를 오갈 수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 벌어지는 의사와 환자의 에피소드는 "목숨보다 감동적인 것은 없다", "죽음은 실패가 아니다", "세상에 쉬운 수술은 없다", "전쟁터의 적군도 치료해야한다", "목숨은 누구나 하나고, 그러므로 그 값은 신이라 해도 함부로 정할 수 없다" 등 수많은 메시지를 남기며 휴먼메디컬의 진가를 보였다.

또한 원격진료와 의료소송을 소재로 "건강을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목숨에도 값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진 자들과 그로 인해 점점 더 소외되어가는 무의촌의 모습 등의 현실 반영된 에피소드를 통해 의료사각지대의 병원선이 '생명선'으로 존재하는 이유를 전했다.


#3. 고작 사랑이지만, 그래도 사랑.

"사랑이야 말로 상처를 치유하고 크게 성장시키는 가장 훌륭한 묘약"이라던 기획의도처럼 병원선은 상처투성이 청춘들에게 기꺼이 사랑을 허락했다. 특히 인생의 가장 절박한 순간 뒷걸음질조차 할 수 없는 병원선에서 만난 송은재와 곽현은 의사 동료로서의 신뢰로 시작해 켜켜이 쌓아온 시간 속에서 설렘으로 발전하는 슬로우 로맨스로 드라마 팬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차갑고 냉정했던 은재가 "휘청이고, 길을 잃을 때. 자신을 꿋꿋이 지탱해줄" 현에게 기대는 것을 기꺼이 기뻐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화하기까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성장한 은재와 현의 긴 여정은 "고작 사랑이지만, 그래도 사랑이니까. 우리는 또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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