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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잘 놀다 갑니다"…故김주혁, 오늘(2일) 눈물의 발인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11-02 09:31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주혁의 빈소가 31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 2017.10.3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잘 놀다 갑니다."

김주혁의 발인이 2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오전 10시 영결식을 시작으로 11시 발인식을 통해 진행되며 이후 장지인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에 영면한다. 이날 발인식에는 유족 및 연인 이유영, 소속사 나무엑터스 관계자, 동료 배우들이 함께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앞서 김주혁은 지난 10월 30일 오후 4시 30분께 자신의 차를 운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를 지나가던 중 그랜저 승용차를 두 차례 추돌한 후 인도로 돌진, 인근 아파트 벽면에 부딪힌 후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30여분이 지난 오후 5시 7분께 구조돼 곧바로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6시 30분 사망했다. 향년 45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김주혁의 시신을 부검했고 1차 부검 소견으로 즉사 가능 수준의 두부(頭部) 손상이라는 직접사인을 발표했다. 심장, 약물 부분은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직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고 검사 결과는 약 7일간 시일이 걸리며 이후 정확한 사인을 재발표할 계획이다.

김주혁의 허망하고 충격적인 비보에 영화계 역시 큰 슬픔에 빠졌다. 고인의 사고 이후 모든 행사를 취소, 변경하는 등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 사고 발생 하루 뒤인 31일 오후 3시부터 차려진 빈소에는 고인을 사랑했던 많은 영화인들이 밤, 낮을 가리지 않고 김주혁의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여기에 지난 1일 오후부터는 일반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주혁은 2005년 타계한 배우 김무생의 차남으로 1993년 연극 무대를 통해 연기를 시작, 1997년 개봉한 영화 '도시비화'(허원 감독)를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에 합격한 그는 SBS 드라마 '흐린날에 쓴 편지' '카이스트' MBC '사랑은 아무나 하나' SBS '라이벌' '흐르는 강물처럼' '프라하의 연인' '떼루아' MBC '무신' '구암 허준'와 영화 '세이 예스' 'YMCA 야구단' '싱글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청연' '광식이 동생 광태' '사랑따윈 필요없어' '아내가 결혼했다' '방자전' '적과의 동침' '투혼' '커플즈' '나의 절친 악당들' '뷰티 인사이드' '좋아해줘' '비밀은 없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그리고 KBS2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등 장르를 불문하며 맹활약했다.

최근에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촬영을 통해 인연을 맺은 17세 연하 배우 이유영과 연인으로 발전, 예쁜 사랑을 이어갔다. 또한 지난달 2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정직한 보도를 추구하는 팩트 제일주의자 앵커 김백진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로부터 호평받았다.

그야말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김주혁은 지난 10월 27일 열린 제1회 서울어워즈에서 '공조'로 생애 첫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뒤 "데뷔 20년 만에 영화로 첫 상을 받았다"며 감격해 화제를 모았다.


2015년 '1박 2일' 하차 당시 김주혁은 "'1박 2일'에 대한 많은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배려 넘치고 착해 빠진 좋은 성품의 다섯 동생들을 만나 2년간 잘 놀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조'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그는 "요즘 연기가 재미있어졌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최근 유작이 된 '독전'(이해영 감독, 용필름 제작) 마지막 촬영이 끝난 뒤 제작자와 감독을 향해 "재미있게 잘 놀다 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데뷔 20주년, 이제 막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된 김주혁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그가 20년간 선사한 시원한 재미, 뭉클한 감동의 순간은 많은 동료, 대중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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