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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김주혁의 시신을 부검했고 1차 부검 소견으로 즉사 가능 수준의 두부(頭部) 손상이라는 직접사인을 발표했다. 심장, 약물 부분은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직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고 검사 결과는 약 7일간 시일이 걸리며 이후 정확한 사인을 재발표할 계획이다.
김주혁의 허망하고 충격적인 비보에 영화계 역시 큰 슬픔에 빠졌다. 고인의 사고 이후 모든 행사를 취소, 변경하는 등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 사고 발생 하루 뒤인 31일 오후 3시부터 차려진 빈소에는 고인을 사랑했던 많은 영화인들이 밤, 낮을 가리지 않고 김주혁의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여기에 지난 1일 오후부터는 일반 시민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최근에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촬영을 통해 인연을 맺은 17세 연하 배우 이유영과 연인으로 발전, 예쁜 사랑을 이어갔다. 또한 지난달 2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정직한 보도를 추구하는 팩트 제일주의자 앵커 김백진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로부터 호평받았다.
그야말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김주혁은 지난 10월 27일 열린 제1회 서울어워즈에서 '공조'로 생애 첫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뒤 "데뷔 20년 만에 영화로 첫 상을 받았다"며 감격해 화제를 모았다.
2015년 '1박 2일' 하차 당시 김주혁은 "'1박 2일'에 대한 많은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배려 넘치고 착해 빠진 좋은 성품의 다섯 동생들을 만나 2년간 잘 놀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조'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그는 "요즘 연기가 재미있어졌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최근 유작이 된 '독전'(이해영 감독, 용필름 제작) 마지막 촬영이 끝난 뒤 제작자와 감독을 향해 "재미있게 잘 놀다 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데뷔 20주년, 이제 막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된 김주혁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그가 20년간 선사한 시원한 재미, 뭉클한 감동의 순간은 많은 동료, 대중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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