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러려고 15시간을 투자했나 싶다.
MBC 수목극 '병원선' 얘기다. 1일 방송된 '병원선'에서는 송은재(하지원)과 곽현(강민혁)이 의료소송을 제기했던 황인경 산모의 아이와 추원공(김광규) 아내를 살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이를 살려준 곽현에게 고마워하던 황인경은 기자회견을 열고 두성그룹의 사주로 거짓말을 했으며 송은재와 곽현에 대한 의료소송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병원선'은 자신에게 해를 가한 환자의 생명까지 존중하는 의사들의 모습을 그리며 따뜻한 휴머니즘 드라마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예고편에서 반전이 터져나왔다. 예고편에서는 암에 걸린 사실을 고백하는 송은재의 모습이 담겼다. 송은재는 "내 몸에 자라는 암이라는 녀석, 독한 놈이다. 그 사람한테 예쁘고 건강한 모습 아니면 옆에 있고 싶지 않다"며 떠나려고 했다. 곽현은 병원에 입원한 송은재를 찾아갔지만 송은재는 매몰차게 그를 내쳤다.
사실 '병원선'은 매회 송은재의 시련과 고난 역경을 그리거나 러브라인에 집중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왔다. 그런 과정에서 송은재가 도끼로 사람 손목을 절단하고 봉합수술을 한다거나, 검증되지 않은 수술법을 주장하며 "실패 없이 진보도 없다"는 생명경시 발언을 하는 등 무리한 설정들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처럼 '병원선'은 '의료 환경이 열악한 섬마을에 찾아가 환자를 보살피며 성장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라는 원 기획의도도,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중심 메시지에도 충실하지 못한 전개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시청자는 결국에는 송은재가 해피엔딩을 맞을 거라는 믿음과 기대 하나로 15회를 지켜봤다. 그런데 종영을 한회 앞두고 난데없이 송은재가 암에 걸렸다는 설정이 튀어나오면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전조증상이 보였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암 투병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막장 드라마에 버금가는 황당하고 무리한 전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종영을 단 한회 앞두고 '병원선'은 산을 탔다. 마지막 만큼은 산에서 내려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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