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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OCN 토일극 '구해줘'를 마친 배우 서예지를 만났다.
서예지는 무지군 뜨촌4의 첫사랑 임상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임상미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서울에서 전학왔으나 쌍둥이 오빠(장유상)가 학교 폭력으로 자살하면서 인생 격변을 맞는 인물이다. 오빠의 자살로 정신줄을 놓은 어머니(윤유선)를 구하고자 아버지(정해균)와 함께 사이비 종교 구선원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아버지는 지나치게 종교에 빠져들었고, 임상미는 그를 탐하려는 백정기(조성하)의 마수에 갇혀 영모가 될 위기에 처한다. 그러다 뜨촌4 한상환(옥택연) 석동철(우도환) 우정훈(이다윗) 최만희(하회정)의 도움으로 구선원과 백정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서예지는 이러한 임상미를 강단있게 그려내며 큰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그가 구선원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짜 영모 행세를 하며 '쌀렐렐레'라며 기도하는 모습은 큰 화제를 모았다.
"조성하 선배님은 '아따라까따삐아' 하시고 아빠는 '샤바샤바' 하셨다. 상미는 똑같이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언에 기반을 둔 게 아니라 엄마와의 관계와 백정기를 속이기 위한 계략으로 '쎌렐레 엘렐레'가 나왔다. NG를 내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상미가 기도를 하고 바로 방언을 한다. 방언이 끝나자 마자 찬양을 한다'는 말만 대본에 나와있었다. 내가 연구해야 할 부분이었다. 엄마의 슬픔도 묻어나야 완벽하게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걱정하셨다. 내가 우선 하는 걸 보시라고 했다. 그래서 리허설 때도 방언은 안보여드렸다. 슛 들어가서 시작했다. 그렇게 나온 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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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우울증이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계속 울다 보니 가위를 많이 눌렸다. 현장에서만 우울할 줄 알았는데 집에 와서도 우울감이 지속되니까 놀랐다. 가위에 계속 눌려서 잠도 못자고 4개월 간 현장과 실제가 구분이 안 갔다. 눈물을 많이 흘려서 눈이 약해지다 보니 물사마귀가 나기도 했다. 너무 서럽게 시작했다. 몸이 너무 지치고 망가졌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몰입이 잘된 것 같다. 상처받는 영혼이 되는 게 맞으니까. 집에 가서 보면 피멍도 많이 들고 기찻길 신에서는 정말 팔이 온통 피투성이가 됐다. 스태프가 분장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조재윤 선배는 내가 덜 아프게 보호해주려고 했는데 내가 연기하다 보니 그게 안됐다. 몰입하다 보니 아프지도 않았다. 그런데 집에 가서 좀 서럽더라. 액션신이 없는데 왜 이렇게 다치지 하는 생각에 더 딥하게 들어가서 우울해졌다. 감독님이 위로를 가장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촬영할 때도, 끝나고도 감사하다. 이런 감독님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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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보고 힘이 났던 게 '구해줘' 하면서 처음이었다. 시청자들이 같이 몰입해줬다. '상미가 저 정도로 힘든데 실제 서예지는 얼마나 힘들까'라고 이입을 해줘서 많이 견뎠다. 방언신도 호불호가 갈릴 줄 알았다. 종교적인 걸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웃기고, 다른 사람에게는 슬플 줄 알았다. 그 반응도 재밌었다. 한가지 아쉬운 건 잘못된 종교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라 그렇게 했지만 진짜 기독교인에 대해서는 상처가 될 수 있어서 마음이 무겁더라. 우리는 보여줘야 하는 연기니까 하다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너무 슬픈 장면이었다. 나에게 어울리는, 맞춤옷을 입은 캐릭터를 했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은 게 아닌가 싶다. 또 호흡을 맞추는 상대 배우의 캐릭터와 실제 선배님들의 캐릭터도 잘 어울려서 시너지가 좋았다. '제2의 수애'라는 말은 데뷔 초부터 워낙 많이 들어서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저음 보이스 여배우의 대표가 수애 선배님이고 그 다음에 내가 나와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영광이지만 완벽히 똑같을 수는 없다. 보다 보면 다르다는 걸 아실 거다."
대중은 '구해줘'의 서예지에게 '인생 연기'를 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렇다면 '구해줘'는 배우 서예지에게 어떤 작품일까.
"인생작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내 작품들이 얼마 안된다. 현재까지는 인생작이지만 가장 편안하고 연기같지 않았던 실생활 같은 작품이다. 가장 행복했다.상미화가 돼서 행복했던 게 아니라 이 작품을 하면서 행복했다.여러 감정이 드는 작품이 처음이었다.행복하고 싫고 편안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