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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화의 HOOK가요] 왜 '우원재'에 열광할까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7-09-07 15:27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한 여름에 비니가 유행하더니, 결국에는 '우엉재'까지 나왔다. 누군가가 패러디 된다는 것은 장본인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추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그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 '쇼미더머니6'에 출연한 우원재가 열풍이다.

최종 순위는 3위. 그런데 분위기는 확실히 우승이다. Mnet 랩 서바이벌 '쇼 미 더 머니6'는 '우원재'라는 언더독이 쟁쟁한 래퍼들을 하나 둘 제치고 정상을 향해 가는 과정을 드라마처럼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는데, 이는 한편의 영웅물과 같았다. 잠재력을 갖춘 주인공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 도장깨기 처럼 이름 깨나 알린 적들을 격파하고 점차 성장하는 스토리. 이 과정을 지켜본 이들은 이야기에 매료됐고, 자연스럽게 주인공인 우원재에게 열광하게 됐다.


아픔을 지니고 있다는 것, 가사에 세상을 향한 일침을 담아내며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 역시 영웅들의 그것과 닮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혀 관심 받지 못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관객들이 열광하는 포인트였다. 마치 소시민인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것에 더욱 감정을 몰입을 하고 응원을 보내는 것처럼.

우승을 하지 못하고 탈락한 것도 마치 세련되게 연출된 영화 같았다. 만약 그가 우승을 하는 뻔한 스토리가 펼쳐졌다면 당시의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겠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차갑게 식어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승 무대에서 빈틈 없는 실력으로 관객들을 휘어잡고도 안타깝게 결승전 1차에서 떨어졌고, 이에 시청자들은 격한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그 정도가 폭발적이었다. 이후 발매된 2차 미션곡 '시차'에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 4일 발매된 이 곡은 각종 온라인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고 있으며, 순위도 부동이다. 다른 결승곡들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분위기는 '시차'가 압도적이다.


대중이 우원재에 열광하는 이유를 거시적으로 바라본다면 또 다른 이유들을 찾아볼 수 있다. 지금의 힙합과 이를 향유하는 래퍼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랩과 힙합은 '돈 자랑', '욕', '여자', '디스' 등 다소 부정적인 키워드로 굳어지고 있었던 터다.

이 같은 싫증에 우원재가 들고 나온 음악과 철학, 메시지는 신선했다. 과장을 보태자면 난세에 나타난 영웅의 형색이었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크하게 풀어놓고 있는 듯하지만, 오히려 좀 더 발전된 무언가를 원하고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었다. 가사에는 고민과 철학이 담겼고, 자신이 무너질 수밖에 없던 이유와 사회 그리고 관습화된 모든 것에 대한 일침이 담겨있었다. 이것이 '원망'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가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은 결승전에서 탈락한 뒤 차분하게 털어놓은 심경에도 담겨 있었다. 우원재는 자신의 목소리가 가진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 혹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더욱 성장해서 그 말들이 영향을 끼쳐도 부끄럽지 않은 자신이 되겠다. 정말 감사 드린다"는 소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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