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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이제훈 "'대선배' 나문희, 엄마 미소 하나에 무장해제됐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9-07 11:5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제훈(33)이 대선배 나문희(76)에 대해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그저 좋았다"고 말했다.

2007년 2월 15일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실제 청문회 증언을 영화화한 휴먼 코미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 영화사 시선 제작)에서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박민재를 연기한 이제훈. 그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파수꾼'(11, 윤성현 감독)을 통해 제32회 청룡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하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제훈은 이후 '고지전'(11, 장훈 감독)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16, 조성희 감독) '박열'(17, 이준익 감독) 등 장르를 불문하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 6월 개봉한 '박열'은 235만명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우며 티켓파워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박열'에 이어 '아이 캔 스피크'까지 올해 연타석 흥행을 예고한 이제훈. 무엇보다 이번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작품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 의미를 더했다.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에서 명진구청의 칼 같은 원칙주의 공무원 박민재로 등장, 봉원동 민원왕 도깨비 할매 나옥분(나문희)과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매일 수십 건씩 민원을 가져오는 나옥분을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본격적으로 나옥분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면서 점차 그의 진심을 알아가는 박민재를 완벽히 소화한 이제훈. 또 하나의 인생작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는 감동도 감동이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푹 빠져서 봤다. 끝나자마자 드는 생각과 느낌이 그저 나문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나문희 선생님이 이 작품을 안 하셨다면 '아이 캔 스피크'가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싶다. 촬영할 때도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완성된 작품을 보니까 더 마음이 뭉클하더라. 첫 번째로 나문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이 캔 스피크'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두, 세 페이지를 넘기는데 무조건 나문희 선생님만 떠오르더라. 실제로 나문희 선생님께서 출연을 고심 중이라고 하셔서 마음 속으로 나문희 선생님이 출연해주시길 간절히 바랐다"고 답했다.

이어 "다행스럽게 나문희 선생님께서 출연을 해주셨고 이후에 든 생각은 '과연 내가 나문희 선생님 앞에서 대사 한 마디 내뱉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들더라. 그런데 걱정도 잠시 처음 만날 때부터 따뜻한 웃음으로 맞아주셔서 무장해제됐다. 너무 편했고 그래서 더 나문희 선생님께 어리광도 피우고 실없는 농담도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이상하리만큼 나문희 선생님 옆에 있는 것 자체가 편했다. 사실 나는 연기를 할 때 대사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나문희 선생님은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일상이셨다. 그래서 진심이 나오는 것이다. 내가 굳이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선생님의 이야기, 액션들을 듣고 반응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온전히 느껴지고 표현이 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문희 선생님은 연기하는 매 순간, 매 테이크 느낌이 전부 다 다르다. 예상할 수도 없고 그래서 계획할 필요가 없었다. 나문희 선생님께서는 늘 촬영장에 먹을 것은 잔뜩 가져와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나눠준다. 나도 자양강장제를 많이 얻어 먹었는데 이러한 베푸는 인정에 대해 너무 감격했다. 그분에겐 그것이 일상이다"고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와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나문희, 이제훈, 엄혜란, 이상희, 손숙, 김소진, 박철민, 정연주 등이 가세했고 '쎄시봉' '열한시'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 추석 개봉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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