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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제훈(33)이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송강호 선배의 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2007년 2월 15일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실제 청문회 증언을 영화화한 휴먼 코미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 영화사 시선 제작)에서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박민재를 연기한 이제훈. 그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에서 명진구청의 칼 같은 원칙주의 공무원 박민재로 등장, 봉원동 민원왕 도깨비 할매 나옥분(나문희)과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매일 수십 건씩 민원을 가져오는 나옥분을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본격적으로 나옥분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면서 점차 그의 진심을 알아가는 박민재를 완벽히 소화한 이제훈. 또 하나의 인생작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훈은 "실제 아픔을 겪었던 분들에게 이 영화가 '오히려 더 상처가 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 부분이 만드는 사람들의 어떤 자세나 태도에 있어서 나와 같은 궤를 이뤘던 것 같다. '이 영화로 많은 관객을 들었으면 좋겠어'라기 보다는 그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잘 몰랐던 분들에게 잘 스며들길 바랐던 것 같다. 자극적인 부분이 아닌 대목을 말하는 것이다. 일상 속에 실제로 가까운 분 중 이런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따뜻한 시선과 손길이 비춰졌음 좋겠다. 그게 우리 영화의 힘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송강호의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말에 "송강호 선배의 말에 공감한다. 배우가 연기를 하면서 첫 번째 계기가 됐던게 영화를 보면서 성장했던 시기다. 확실히 영화가 영향이 컸다. 지금은 내 삶에 있어 영화는 일부분일 수 있지만 그걸 막상 떼고 나면 설명할 수가 없다. 내 영화를 보는 분들이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들이 하나하나 소통하게 된다면 그것 역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 싶다"고 웃었다.
한편,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와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나문희, 이제훈, 엄혜란, 이상희, 손숙, 김소진, 박철민, 정연주 등이 가세했고 '쎄시봉' '열한시'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 추석 개봉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