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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자신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쇼 미 더 머니6' 출연은 부담과 고민이었지만, 극복해야 했다. 예능인이 아닌 래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내린 결단. 우습게 떨어진다면 래퍼로 다시는 재기할 수 없는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지만, 슬리피는 결단을 내렸고, 쟁쟁한 실력파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입증하며 보란 듯이 래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제가 괜히 자격지심이 있었던 거 같아요. 방송에 출연해서 래퍼들을 만나니까 오히려 저를 인정하고 있더라고요. 그동안 교류가 없었고, 저 혼자 '얘들은 나를 인정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슬리피와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났다. 힙합과 블랙뮤직을 향유하는 젊은 이들의 명소. 이곳 마니아들의 눈에도 슬리피는 예능인이 아닌 래퍼였다.
그와 나눈 이야기다.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쇼미6' 끝나고 음악 작업을 했어요. 결과물은 9월 10일에 나올 거에요. '쇼미더머니6' 3차 예선 때 했던 랩을 조금 더 완성시켜서 만든 곡인데, MBC '오빠생각'에도 잠깐 나왔던 곡입니다. 관심 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쇼미6'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제가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게 되면서 얼굴이 좀 알려진 거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음악적으로는 관심을 안 가져주시는 거 같았어요. 예능을 하면서 멋있는 걸 하기가 어렵잖아요. 음악적으로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음악적으로 주목을 받고싶다는 마음에 '쇼미6'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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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면 벼랑 끝으로 몰릴 거라고는 생각했어요. 우습게 떨어져버리면 앞으로 음악 하기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죠. 하지만 극단적으로 여기밖에 없었어요. 제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음악할 때는 멋있게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무대가 '쇼미' 뿐이었죠. 띠 동갑 이상 어린 친구들도 많았어요. 많아야 스물 일곱 여섯 이런데...그래도 음악으로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고 용기를 내서 한 거죠."
-결과는 만족스러운가요.
"'쇼미' 방송을 마치고 나서는 잘했다는 생각이 정말 컸어요. 작년에도 나올걸 그랬어요. 다이나믹듀오 형들이 나를 좋아했었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4차를 통과했다면 나를 뽑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어요. 그 뒤로 2주 있다가 'N분의 1'이 1위를 하고 며칠 잠을 못 잤죠.하하"
-'쇼미'를 통해 래퍼로도 인정 받은 느낌일 거 같아요.
"제가 괜히 자격지심이 있었던 거 같아요. 방송에 출연해서 래퍼들을 만나니까 오히려 저를 인정하고 있더라고요. 그동안 교류가 없었고, 저 혼자 '얘들은 나를 인정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방송에서도 래퍼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예선 2차(불구덩이 미션)은 강당 같은 곳에서 모든 래퍼들이 평가 받는 모습을 지켜봐요. 제 무대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래퍼들이 기립 박수를 쳐주더라고요. 반응이 엄청 좋았어요. 그래서 자신감을 얻었고, 힘이 생기는 느낌이었어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joonam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