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준화의 HOOK가요] 차트 속 '새벽 연어', 어디서 나타났을까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7-08-28 16:25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새벽 연어'.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새벽 시간만 되면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는 곡들 혹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나온 이야기다.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일부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들이 보여주는 현상인데, 최근 들어 더욱 또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타이틀곡은 물론 앨범 수록곡까지 새벽 시간이 되면 순위권으로 치고 올라와 차트를 도배하는데,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파급력이 커지고, 팬덤의 화력이 막강해지면서 이 같은 형상이 오래도록 나타나고 있어 가요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엑소와 워너원이 초대형 '연어'다. 엑소는 지난 7월 발매한 네 번째 정규앨범 'THE WAR - The 4th Album'의 타이틀곡 '코코밥(Ko Ko Bop)'은 물론 수록곡 전곡을 순위권에 랭크시키고 있으며, 워너원은 데뷔 미니앨범 '1X1=1(TO BE ONE)' 타이틀곡 '에너제틱'과 '활활' 등으로 정상을 장악한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뉴이스트도 마찬가지의 경우.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곡은 물론 수년 전 발매한 곡들까지 순위권으로 오르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바다.

조직력이 강하고 규모가 방대해진 팬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 하루 종일 자신이 지지하는 팀들의 음원을 스트리밍하고 있는데, 대중의 이용이 비교적 한산하기 때문에 이 같은 '역주행'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노래 여러 곡을 리스트에 넣고 반복적으로 스트리밍 하며 순위를 높이는 방식. 일부 팬덤은 팬들끼리 연합을 맺어 서로를 지원하기도 한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에 다른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자신의 곡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잃게된다는 것이다. 비교적 팬덤이 약한 다른 가수들이 차트에서 밀려나면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것.

아이러니한 것은 이 같은 방식으로 순위권에 랭크 된 아이돌 그룹들도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콘텐츠적으로도 충분히 소비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모두 팬덤 빨이다', 혹은 '팬들만 듣는 노래'로 매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팬들의 스트리밍은 당연히 부정행위도 아니고, 누군가가 이를 제지할 의무도 권리도 없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음원사이트의 '실시간차트'라는 제도 자체에 궁극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시간마다 집계되고 당장의 변동 사항을 체크할 수 있는 '5분 차트'의 운영 자체가 경쟁을 부추기고 있고, 이에 팬들의 고열 경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음원사이트들이 새로 발매한 신곡의 차트 성적 반영 타이밍을 조절하면서 '차트 개혁'을 언급했지만, 전혀 무용지물이었다는 평도 나온다.

가요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들의 차트 장악은 어쩔 수없는 현상이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이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그들이 사랑하고 응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같은 현상의 본질적인 문제는 실시간 차트운영 자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무적인 것은 그럼에도 '실시간 차트 순위'가 '좋은 음악'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리스너들도 실시간차트에 기대기보다는 자신의 기호에 맞는 음악을 찾아 듣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차트 순위'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oonamana@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