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국과 중국 게임사 대표가 '2차원' 콘텐츠를 언급한 까닭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7-07-29 10:58


CMGE의 쇼 켄 대표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

"다양한 장르 개발 도전이 필수다."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전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가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타 장르에 비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중국 업계에선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를 1700억위안(약 28조 32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상반기에만 990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오면서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 비례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덕분에 양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이제 게임의 퀄리티까지 높아지면서 중국 게임사들은 굳이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해외의 유수 IP를 가진 회사들 정도만이 선별적으로 관심을 받을 뿐이다.

한국 게임산업은 '미르의 전설2',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등 지금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존재감 덕에 '차이나드림'을 이루며 급성장 했지만, 이후 웹게임과 모바일게임 장르에선 중국의 아성에 완전히 밀린 상태다. 여기에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의 비공식 비관세 장벽에 막혀 올해 초부터 '판호'(서비스 라이선스)를 받지 못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여러 방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최대를 넘어 세계 최대 게임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7' 현장을 찾은 중국과 한국의 게임사 대표가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중국의 5대 퍼블리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CMGE(차이나모바일게임엔터테인먼트)의 쇼 켄 대표는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알다시피 엄청난 규모이고, 여전히 성장세이다. 대형 게임사들과의 격차는 있지만 중소 규모 회사들도 새로운 유저층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바일 MMORPG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지만, '왕자영요'와 같은 모바일 MOBA게임이 나오면서 유저는 더욱 늘었다"고 설명한 쇼 켄 대표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 특히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타 장르의 콘텐츠가 10~20대들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활용한 게임들이 계속 늘어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MGE는 '드래곤볼'과 'SNK 올스타' 등 일본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풍의 IP로 만든 게임을 개발,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남궁 대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웹툰 등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는 콘텐츠를 중국에선 '2차원'이라고 하고 있다. 일종의 '서브컬쳐'라고 할 수 있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중국 내에서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IP들이 경쟁 격화로 인해 포화 상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장르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는 국내 웹툰이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저변이 더욱 확대된다면 이를 활용한 게임들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차이나조이 2017 현장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여전히 MMORPG류의 신작들이 많이 선보였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다양한 장르 게임들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 게임사 블루홀이 올해 초 스팀을 통해 얼리 억세스로 출시한 이후 400만장 이상의 판매와 1억달러 매출고를 올리며 선전하고 있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판다TV 부스를 통해 e스포츠로 중계되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는데, 이 역시 마니아한 장르인 배틀로얄 게임이다. 중국의 인기 웹툰 포털인 빌리빌리 역시 B2C에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은 것도 중국에서 웹툰이 새로운 게임 IP로 떠오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쇼 켄 대표는 한국 게임이 판호를 받고 있지 못하는데 대해 "예전보다 판호 심사기간이 훨씬 길어진 것 같다"면서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중국과 한국의 게임산업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발전해왔다. 예전에는 단순한 무역 관계였다면, 이제는 좀 더 심도깊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좀 더 길게 바라보면 잘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하이(중국)=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국내 유일 실시간 현장정보 무료 제공 이벤트 실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