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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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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제는 '연기 천재'를 넘어 '믿고 보는 배우'라는 입지를 확실하게 굳힌 듯 하다. 바로 배우 유승호의 얘기다.
MBC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를 그린 드라마다. 유승호는 이 드라마에서 세자 이선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편수회의 악행에 맞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세자 이선의 고군분투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이전에 보여준 적 없는 카리스마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한가은(김소현)을 향한 애틋한 일편단심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에 유승호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하드캐리', '유승호의 연기가 개연성'이라는 등 찬사가 이어졌다.
"슬픈 감정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상대방과의 이야기를 통해 세세한 부분들을 맞춰가려고 노력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다거나 유일하게 친구라고 생각했던 천수, 가은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어떻게 감정을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다. 청소년 시절과 성인 시절을 같은 배우들이 연기했다. 청소년이었을 땐 내가 가면을 쓰고 있어서 느끼는 답답함과 억울함은 있지만 거리로 나갔을 때는 모든 것이 즐겁고 행복했다. 기분이 업된 상태에서 대사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릴 때로 돌아간 느낌을 많이 받게 됐다. 성인이 됐을 때는 아픔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대사할 때도 단단해졌다는 느낌도 많이 들고 분위기가 다운되다 보니 성숙한 이미지가 잘 나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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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는 연기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다른 배우들 덕분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주변에서 배려하며 호흡해 준 덕분에 자신의 캐릭터도, 연기도 살아날 수 있었다며 웃는다.
"이번 작품을 하며 주변 인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세자를 표현하기가 더 쉽고 재밌었다. 어릴 때는 아버지, 김명수 선배님께 도움을 받았다. 대사 하나하나가 나를 답답하게 만들어줬다. 궐 밖에서는 너무 순수하게 가은이의 자세와 내면에 빠져들어서 표현하기 쉬웠다. 성인이 됐을 땐 아픔이 기억 속에 깔려있었기 때문에 성숙함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호평에 대해서는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내가 잘한 게 아니라 이 드라마의 흐름에 잘 끼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세자라는 인물을 완성했다. 그 배역에 지금 했던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그보다 더 컸던 건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흐름과 배우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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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과의 호흡은 그때 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따로 연기 준비를 했다고 해서 그것을 현장에서 고집할 수는 없다. 그런 유연성과 융통성이 없다면 현장의 흐름도, 배우들 간의 호흡도 깨지기 때문이다. 유승호 어린 시절부터 다져온 경험에 의해 이 부분을 누구보다 확실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군주' 현장에서도 자신의 연기 자체보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에 신경썼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 건 편수회 대목 역을 맡은 허준호였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서로 연기하다 보면 느껴진다. 집에서 연습할 때와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 마주쳤을 때의 느낌은 굉장히 다르다. 거기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상대 배우를 존중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확하게 연기 비결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허준호 선배님과 할 때도 더 세게 하실 줄 알았다. 선배님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더 세게 하면 네 캐릭터가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너 편한대로 해. 거기에 내가 맞출게'라고 해주셨다. 그게 너무 감사했다. 어쨌든 세자가 올라가고 대목이 내려가야 둘 다 멋있게 윈윈할 수 있는데 그 방향을 제시해주셔서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많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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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는 연기력으로도, 인간적으로도 한번도 논란이나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던 배우다. 그래서 '군주' 출연 소식이 전해졌을 때 팬들은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큰 부담을 느꼈단다. 전작 영화들이 모두 흥행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군주' 또한 실패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선장이라고 한다면 내가 1등석에 타고 있는 거다. 주인공 위주로 사건이 돌아가는데 잘 안되면 내 탓인 것 같고 신경 쓰이긴 한다. 영화가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군주' 할 때도 잘 될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군주'는 유승호라는 사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줄 수 있는,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서 다행히 그런 건 어느 정도 해소가 됐다.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반면 번에 잘 됐는데 다음에는 그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생겼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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