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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이동건이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
6일 방송에서도 이동건의 열연은 빛났다. 이날 방송에서 연산은 성종이 남긴 밀지를 찾으려 했다. 그는 과거 사관이었던 서노 아비를 잡아 모진 고문을 했다. 그리고 아들을 지키고자 여인의 몸에 밀지가 새겨져 있다고 고백했다. 연산은 죽을 위기에서도 아들을 걱정하는 서노 아비를 보며 열등감을 느꼈다. 폐비의 아들로 단 한번도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트라우마가 폭발한 것. 서노 아비를 죽인 그는 민가에서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마을을 사냥터로 만들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던 연산은 "난 왕으로 살고 싶은 것인가. 한 여인의 사내로 살고 싶은 것인가"라며 신채경을 떠올렸다.
분명 연산은 역사상 가장 포악했던 임금 중 하나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에 주색에 빠지고 유례없는 공포 정치를 펼치기도 했다. 이동건은 그러한 연산의 광폭한 성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내면의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광기에 눈을 번뜩이는 모습은 소름 그 자체다. 그러면서도 연산의 인간적인 면모를 놓치지 않았다. 사랑받지 못해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었던 연산의 속내를 그려내며 연민을 갖게 한다. 이러한 내면 연기 때문에 연산의 광기와 공포정치 또한 설득력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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