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지드래곤의 USB 앨범이 음반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오는 19일 발표되는 지드래곤의 새 미니앨범 '권지용'을 음반으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반된 해석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화제가 된 지드래곤의 앨범 '권지용'은 19일부터 정식 오프라인 판매된다. 지난 1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ACT III, M.O.T.T.E'에서 선 현장판매된 CD에 따르면 여기에는 음원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가 실렸다.
직접 USB 앨범을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해 케이스의 일련번호를 입력한 뒤 음원과 뮤직비디오,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도록 돼 있다. 특정 페이지 안에서 신곡 음원, 영상, 독점 이미지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 USB는 이번에 지드래곤이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기획, 선택한 유통방식이다.
각 수록곡에 맞춰 디자인된 이미지와 함께 음원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독점 이미지와 메이킹 필름이 추가 수록됐다. 특히 향후 USB로 연결된 페이지는 콘텐츠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CD처럼 일정한 음원을 소비하는 게 아닌, 페이지에 접속하면 콘텐츠가 계속 업데이트되는 식이다.
CD플레이어로 음악을 재생하는 팬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판매되는 음반은 팬들의 소장에 가치를 둔 굿즈상품에 해당한다. USB 앨범은 음악을 담는 형태를 CD로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수록, 제공하겠다는 개방 확장성에 따른 선택이다. 일반적인 음반 CD가 20곡의 음악을 담기 힘든 700메가바이트 용량인 반면, USB 형태로 발표 되는 지드래곤의 음반은 4기가 용량으로, YG에서 연말까지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될 계획에 있다.
USB를 단순히 저장매체가 아닌, 개방적이고 확장 가능한 매체로 활용한 셈이다. CD음반은 소비자가 음악을 추가하거나 지울수 없지만 이번 음반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콘텐츠들을 담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현재 가온차트를 후원하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가 USB로 제작된 지드래곤의 새 앨범을 음반으로 간주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음반은 화두에 올랐다. 이는 '음반은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정의하는 현행 저작권법에 따른 결정이다. 향후 가온차트 측은 활발한 논의를 거쳐 기준을 재설정하겠단 방침이다.
그간 여러 가수들이 USB나 카드 형태로 음악 어플을 재생시키는 키노 앨범 등 다양한 유통방식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국내외 대중음악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지드래곤이 USB 앨범 형태를 택하면서 파급력을 더욱 거셀 전망이다.
YG 측은 가온차트의 결정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드래곤은 이날 자신의 SNS에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아티스트의 작업물이 겨우 '음반이다/아니다' 로 나뉘어지면 끝인걸까"라며 씁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테이프에서 씨디로 다운로드 파일로. 지금도 겉 모습의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시간과 세월 속에서도 변치않는 사람들의 귀와 입에 머무를, 또 머릿속에 오랜시간 추억될 좋은 노래 멜로디와 위로받고 같이 울고 웃던 그 가사가 다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급변하는 가요계 시장에서 지드래곤의 USB음반은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음콘협은 이에 따른 변화에도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음콘협 측은 "지드래곤이 이번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는 현행법 하에 기준을 제한했지만, 향후에는 문화계, 음반계가 활발한 논의를 거쳐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지드래곤의 새 앨범 '권지용'이 가온차트의 앨범 판매량 차트에 오를 수 없게 되면서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은 가온차트의 음반 판매량을 순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USB 앨범에 대한 기준과 해석이 어떻게 변화할 지 지켜볼 일이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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