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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다시 시작되는 역사!'
'리니지'는 지난 1998년 첫 선을 보인 국내 최초의 인터넷 기반 온라인게임이다. 파란색 화면의 PC통신과 텍스트를 활용한 채팅 게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IMF 구제금융 시대에서 사회적 활력이 떨어졌던 당시였기에 '리니지'의 출시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서비스 2개월만에 동시 접속자수 1000명을 달성한데 이어 서비스 15개월만에 온라인게임 최초로 100만 유저를 달성할 정도로 혁신적인 게임성에 게임팬들은 환호했다. 서비스 9년만인 2007년 누적 매출 1조원을 찍은데 이어, 2013년 2조원 그리고 2016년 3조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말 그대로 한국 온라인게임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게임이 쏟아지고 그 어느 산업군보다 빠른 기술혁신과 트렌드가 반영되는 게임산업이기에, 출시 후 19년이 지나 이미 구식이 돼버린 시스템과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에 열광하는 유저들이 있다는 것은 온라인게임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징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써온 게임이기에, 뒤를 이어 '리니지M'이 한국 모바일게임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경제 구조인 아이템 거래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이로 인해 청소년 불가 등급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주 타깃층을 '린저씨'라 불리는 경제력을 갖춘 30~40대 남성 유저들을 겨낭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굳이 PC를 켜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리니지'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기에, '리니지2 레볼루션'이 보유한 1개월 2060억원의 매출 기록마저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멀고도 가까운 우리 사이
'리니지M'에 몰리는 관심 덕에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19일 장중 역대 최고가인 38만3000원까지 찍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8조3221억원으로, '리니지M'의 성적에 따라 10조원 돌파도 가능하게 됐다. 반면 지난 12일 코스피에 상장 직후 13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으로 화려하게 '게임 대장주'로 등극했던 넷마블게임즈는 19일 14만3500원의 종가로, 일주일만에 시총 1조원이 날아갔다.
이는 '리니지' IP를 둘러싼 역학 관계 때문이다. 넷마블이 '리니지2 레볼루션'을 지난해 12월 출시한 후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냈지만, '리니지M'의 등장으로 인해 매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빠진 것이다. 일각에선 '리니지M' 출시 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시총이 역전되는 '골든 크로스'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물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이다. 라이벌 회사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게임이 모두 성공해, 높은 주가가 유지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런 가운데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이 매출 경쟁에 나설 경우 다른 중소 규모의 게임들이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우선 '리니지2 레볼루션'이 다음달 아시아 시장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사전예약 16일만에 100만명을 모집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시아 시장과 달리 북미나 유럽에선 모바일 MMORPG는 아직 마이너 장르이다. '리니지' IP로 세계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