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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박세영이 드디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버지와 전 연인의 편에 서서 악행을 일삼았던 최수연이지만 여전히 부와 권력을 위해 사람의 희생 따위는 당연하게 여기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언젠가 모친처럼 방패막이 소모품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운명을 내다본 것. 이에 최수연은 신영주(이보영)에게 강정일 자백 영상을 넘겼고, 강정일은 크게 분노했다.
이 과정에서 박세영의 연기는 눈여겨볼 만 했다. 사실 박세영은 이제까지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다. 2011년 SBS '내일이 오면'으로 정식 데뷔한 뒤 2012년 KBS2 '학교 2013' SBS '신의' 등에서 모두 도도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러다 2015년 MBC '내 딸, 금사월'에서 오혜상 역을 맡으면서 표독스러운 악녀 이미지가 추가됐다. 하지만 이날 '귓속말'에서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의도, 타인의 희생도 무시했던 최수연이 결국 어머니에 대한 마음으로 아버지와 전 애인을 배신하는 과정을 애잔하게 그려내며 동정심을 유발했다. 이는 차갑게만 보였던 배우 박세영의 이미지에 인간미가 깃든 계기가 됐다. 또 존재감도 입증했다. 사실 '귓속말' 자체가 이동준(이상윤)과 신영주, 그리고 로펌 태백의 대결을 그리다 보니 최수연의 존재감은 절대적인 악인 최일환, 강정일에 비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신에서 박세영은 자신이 지켜왔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려는 최수연의 복잡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최일환과 강정일에 대한 애증,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지난날에 대한 회한 등 복잡다난한 감정선을 무리없이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연기력을 입증했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그의 연기에 대한 호평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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