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종의 아들은 결국, 폭군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그들은 두려움을 털고 일어났고 두려움을 애써 외면하는 백성들의 모습에 길동 역시 이를 악물었다. 길동이 제 부인에게 활시위를 당기면서 결사 항전의 의지를 표하자 백성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연산의 군대는 고약했다. 게다가 충원군(김정태 분)이 길동이 씨종의 아들임을 밝힌 까닭에 백성들의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홍길동 사단은, 그리고 백성들은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쓰러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일어나면서 절대로 밟히지 않는 사기에 연산은 놀라 꼬리를 내뺐다. 분노에 떨면서도 살기위해 용포도 벗어 던지고 봇짐꾼 차림으로 줄행랑친 연산의 초라한 행색과 기어코 승리를 이뤄낸 향주목 백성들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통쾌한 전율을 안겼다.
이날 방송이 선사한 깊고 다채로운 감정은 높은 완성도에서 비롯됐다. 국내 전투신 촬영팀 중 최고로 꼽히는 데몰리션 팀이 촬영하고, 특수효과와 단역 배우를 아낌없이 투입한 전투신은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며 몰입감을 높였고, 28회를 달려온 배우들은 농익은 연기로 대본의 행간까지 전달해냈다.
길동의 화살을 맞은 가령은 눈을 뜰 수 있을까. 15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MBC '역적' 29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