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현장] '느리게 걷는' 정기고, 16년만에 빛난 노래쟁이 '고집'(종합)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4-20 16:09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정기고가 데뷔 첫 정규 앨범에 16년 내공을 쏟았다. 지난 해부터 꾸준히 정규 앨범을 위한 싱글 시리즈 프로젝트를 진행한 그는 특유의 감성과 노하우를 압축해 첫 앨범을 완성했다.

정기고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컴백을 알렸다. 국내 힙합, 알앤비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정기고는 대표 네오소울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만큼,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의 음악색을 분명하게 들려주겠단 각오다. 오랜 작업시간이 걸렸고 첫 정규앨범이기에 타이틀곡 못지 않은 수록곡들로 가득 채웠다.

이날 오전 엠넷 '엠카운트다운' 사전녹화를 마쳤다는 정기고는 "오늘 오랜만에 음악 방송에 섰다. 어리바리했다. '썸' 처음 무대에 섰을 때가 생각이 나더라. 3년 정도 쉬다가 나오니까 긴장되고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진행을 맡은 케이윌은 "2014년 선공개곡이 나오고 3년 뒤에 앨범이 나온 건 세계적 시도"라며 정기고를 축하했다.

무려 16년 만에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며 "앨범 작업이 끝났다는 뿌듯함은 있지만 사람들이 내 앨범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감이 안 온다"고 말했다.

앨범의 제목과 동명 타이틀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 내린 새벽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트렌디한 멜로디를 휘감는 정기고의 감각적인 보컬이 돋보이며, 히트곡 '썸'에서 들을 수 있었던 정기고만의 로맨틱한 창법이 한껏 발휘된 트랙이다. 정기고는 직접 노랫말을 붙였다.


이외에도 앨범에는 엑소 찬열, 자이언티, 크러쉬, 딘, 팔로알토와 호흡을 맞춘 선공개곡들도 모두 수록됐다. 그레이, 크러쉬가 참여한 곡 '판타지'(Fantasy)는 누군가에 대한 환상을 노래한 곡이다. 다만 사랑하는 감정의 황홀함 뿐만 아니라 그 뒤로 드리워진 그늘을 함께 이야기하며 양면적인 속성을 잘 표현해 낸 곡이다. 앨범 총 프로듀싱을 맡은 정기고는 알앤비 힙합씬의 여러 뮤지션과 소통하며 이번 신보에 여러 장르를 담게 됐다.

정기고는 "인트로와 아웃트로인 '1322' '1201' 트랙은 모두 방 번호다. '1322'호에서 처음 앨범을 준비한 뒤 '1201'에 살 때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렛 미 러브 유'는 찬열과 작업했다. SNS을 통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같은 아파트와 살고 있더라. 이후 친해져서 곡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작사 작업에 대한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작사 작업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누구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감정이입을 해서 가사를 적을 때도 있다. 사람이 살면서 경험을 생갭다 많이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기고는 그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가요계 대표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서 존재감을 되짚는다는 데에 이번 앨범에 의미를 부여했다. 앨범에 담긴 수록곡들 모두 스스로 지휘하며 일관성 있게 새 음악을 구성했다.

비주얼적인 면에도 크게 신경을 기울였다. 앨범을 준비하며 10kg을 감량한 정기고는 "활동하기 전에 체중 감량을 했다. 앨범 마무리를 끝나고 나서 체급을 관리하기 위해 몰두했다. 일본에 가서는 하루에 라면 5개를 먹었는데 그 뒤부터 절식했다. 이제 다이어트 칼럼도 쓸 수 있을 정도"라며 웃었다.


소유와 함께 발표한 '썸'으로 메가히트를 기록, '국민 썸남'이란 수식어를 얻은 이후 '너를 원해' '머리 세웠어' 'Only You' 등 발표하는 곡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던 그의 기습 컴백에 음원차트도 요동칠 전망이다. 앞서 발표한 수록곡들도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뒀다. 펑키 알앤비 장르의 'Nocturne(야상곡)'과 더불어 엑소 찬열과의 콜라보레이션 싱글 '렛 미 러브 유(LET ME LOVE YOU)'로 한 중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기고는 '썸'을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냐는 질문에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다"며 "노래를 하는 가수가 그만큼 사랑받을 수 있는 곡을 만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지금도 항상 감사하고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썸'은 분명 인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기고는 활발한 활동도 예고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팬들에게 가능한 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방송도 하고, 공연도 여러 번 하고 싶다. 개인 콘서트 개최도 예정하고 있다. 여러 페스티벌을 통해서도 인사드리겠다"고 계획을 소개했다.

정기고는 씨스타 '소유'와의 듀엣곡 '썸'으로 SBS 가요대전 음원상, 제 4회 가온 차트 K-POP 어워드 올해의 가수상 2월 음원부분, 올해의 롱런 음악상, 제 29회 음원부분 본상 등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올랐다. 2002년 I.F의 'Respect You (Urban Night Mix)' 피쳐링으로 데뷔한 정기고는 2012년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노래부문 최우수 R&B 소울상을 수상하며 힙합씬 대표 보컬리스트 겸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아왔다.


hero16@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