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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완벽한 아내' 임세미의 두번째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당시 정나미의 죽음은 심재복을 궁지로 모는 중요한 사건이자 친절하게만 보였던 이은희의 검은 속내를 짐작하게 하는 열쇠이기도 했다. 그만큼 시청자도 정나미의 죽음을 신선하게 받아들였고, '완벽한 아내' 또한 단순 불륜극이 아닌 스릴러와 멜로 등이 섞인 복합 장르 드라마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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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건 구정희의 행보였다. 구정희는 소심하고 우유부단해 아내 심재복의 속을 타들어가게 만들기는 했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 만큼은 지극한 캐릭터로 설정됐었다. 그래서 그가 가정을 저버리고 불륜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출세와 부를 위해 싸이코 스토커 이은희의 손을 잡는 모습은 드라마틱한 반전이자 극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정과 싸이코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내연녀까지 만나며 시청자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이쯤되면 도대체 누가 진짜 악역인 것인지, 세 여자나 찌질하고 책임감도 없는 구정희에게 빠져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청자의 원성이 자자하다. 배우들의 연기와 신선한 전개에 지켜봤던 '완벽한 아내'이지만 갈수록 스토리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여정의 신들린 싸이코 연기가 극찬을 받으니 그의 정신병적 행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청률상으로는 저조한 기록을 냈지만 작품성 만큼은 인정받았던 '완벽한 아내'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살벌한 전개로 기로에 놓인 것이다. 과연 '완벽한 아내'는 끝까지 웰메이드 드라마의 칭호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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