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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피고인' 지성이 사이다 복수극의 마무리를 위한 마지막 법정 다툼을 앞두고 있다. 엄기준의 방해를 뚫고 딸 신린아를 되찾은 지금, 그의 15년 지기 오창석이 가장 강력한 적수로 떠올랐다.
강준혁은 박정우와 법대-연수원 동기로, 함께 검찰총장을 꿈꾸며 동고동락해온 15년 지기 친구다. 하지만 그는 윤지수 살안사건 수사를 맡아 박정우를 범인으로 확정지었다. 2심에서도 박정우가 취조실에서 아내를 죽였다고 자백하는 영상을 제출해 그의 마지막 희망을 꺾었다. 이때 박정우는 삶의 미련을 잃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제 강준혁은 박정우의 무죄를 위해 애쓸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사건이 있던 밤 하연에게 생일선물로 인형을 주기 위해 박정우의 집에 찾아갔던 자신의 행적도 은폐한 상태다. 그 시각이 윤지수의 사망추정 시각과 비슷했기 때문. 강준혁은 박정우를 구해주기보단 자신이 살아남는 쪽을 택한지 오래다.
박정우는 "차민호라는 것도 알고 있었냐, 그런데 넌 왜 이러냐"고 반문했다. 이에 강준혁은 "내 수사에 실수는 없었다. 네가 모든 증거를 완벽하게 조작했다"라고 책임을 떠넘기면서 "나한테 말하지 그랬냐. 하연이 살아있다고"라고 항변했다. 기가 막힌 박정우는 "이런 너를 내가 어떻게 믿을 수 있었을까"라며 분노를 토로했다.
강준혁은 "미안한데 정우야, 난 너무 멀리 와버렸다. 그 칼은 두고 가라"며 본심을 드러냈다. 박정우는 신철식(조재윤)을 시켜 강준혁을 쓰러뜨린 다음, 그를 외면하고 떠났다. 이어 박정우는 오히려 차민호의 처자식을 인질삼아 역으로 협박함으로써 딸 하연이도 되찾고, 문제의 칼도 돌려주지 않았다.
강준혁은 이날 방송 말미 "하연이를 넘겨주다니, 칼은요? 무슨 생각이야 대체!"라는 말과 함께 전화기를 집어던졌다. "제 딸은 살아있고, 제 무죄를 밝히기 위해 자수한다"고 말하는 박정우를 바라보며 "안돼 정우야"라고 망연자실하게 되뇌이기도 했다.
이제 박정우는 법정에서 서은혜(권유리)와 힘을 합쳐 재심을 청구하고,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야한다. 직속 상사였던 최대홍(박호산)은 박정우를 돕고 있지만, 검찰 상층부는 박정우를 범인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하길 원한다.
윤지수 살인사건의 재심은 강준혁이 친구마저 버리면서 지키려 했던 검사 직위의 몰락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제 4화만을 남겨둔 '피고인'에서 강준혁은 차민호와 한 배를 탄 현실을 돌이킬 수 없게 됐다.
박정우는 증거물인 칼을 믿고 있지만, 강준혁에겐 이성규(김민석)의 증언이라는 반전 카드가 남아있다. 이성규는 차민호 측의 협박에 못이겨 경찰 조사에서 "나를 찌른 사람은 박정우"라고 진술하며 박정우를 배신한 상태다. 윤지수 살인사건에서 그의 역할을 떠올려보면, 이성규 역시 일시적으로 박정우에게 동정심을 보이긴 했지만 결국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법정은 박정우의 홈그라운드지만, 앞서 2심에서 증명됐듯 강준혁 역시 그 못지 않은 강자다. 그간 차민호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눌려왔던 강준혁이 명실상부 최종 보스로서 박정우의 앞을 가로막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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