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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정민(30)이 "한때 연기를 그만 두고 싶을 정도로 심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동주의 고종사촌이면서 평생을 함께한 친구이자 문학 라이벌이었던 송몽규를 연기한 박정민은 농밀하고 세밀한 송몽규의 감정을 진폭 있는 연기력으로 표현해 호평을 받았고 그 결과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데뷔 9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당시 심사위원 8인과 네티즌투표까지 더해 총 9표를 받은 박정민은 '제37회 청룡영화상' 심사 중 유일하게 '만장일치'를 받은 배우로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충무로 최고의 '블루칩'으로 등극한 박정민. 지난 1월 개봉한 '더 킹'(한재림 감독)을 시작으로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그리고 오는 6월 첫 촬영을 앞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까지 올해 역시 '열일'을 예고하며 팬들의 기대를 자아냈다.
그는"영화에서 비유를 하자면 내가 지젤 같은 사람이고 나를 통해 비지니스를 해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 그 사람들도 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내가 100% 다 맞춰줄 수 없는 것들이 늘 혼란스러웠다. 연기적으로 고민을 해야 하는데, 이런 외적인 것들이 나를 혼란에 빠트린 것 같다"며 "'동주' 촬영하기 전에 특히 이런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같다. 슬럼프의 정점이었다. 영국으로 도피 유학을 갈까도 생각했다. 워킹홀리데이라도 가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동주' 촬영을 하면서 많이 극복했다. 그 당시에는 그냥 힘들었다. 고민을 하면서 점점 '내가 연기를 하면 안 되는 놈이구나' 싶었다.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평이 생겼다.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불만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지쳤던 것 같다. 연기를 안 하고 싶을 정도로 심각했다. 이준익 감독이 내 머리채를 잡고 끌어준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이어 "'동주'를 촬영하는데 다시 알게 됐다.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구나' '너무 하고싶구나' 마음이 들더라. 그때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시나리오 제안이 들어왔다. 딱 내 고민의 이야기였고 이것만큼은 잘 할 수 있어 선택하게 됐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지금까지 늘 나의 소신대로 갔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고맙다. 이제는 나에게 모든걸 맡겨준다. 내가 선택한 대부분의 작품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는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로 탄생한 지젤과 또 다른 아티스트 재범의 놀라운 비밀을 다룬 작품이다. 류현경, 박정민, 문종원, 이순재 등이 가세했고 단편 '개구리 찾기' '감독은 말이 없다'를 연출한 김경원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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