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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비하인드③] '구탱이형' 김주혁이 역대급 악역 된 이유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7-02-03 11:17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공조'의 러닝타임은 125분이다. 현장편집본은 155분이 나왔다. 버린 신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그만큼 '공조'는 철저한 계획 하에 밀도있게 촬영을 진행했다.

캐스팅도 마찬가지다. 캐릭터에 맞는 최적의 배우를 찾는데 고심을 많이 했다 김성훈 감독은 "현빈을 처음부터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 바로 현빈이라는 배우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림철령이라는 인물은 액션을 멋있게 소화하면서도 동정심을 불러일으켜야하고 평양 사람이면서도 촌스럽지 않아야 했다. 이에 어울리는 배우가 현빈 뿐이었다는 말이다.

김 감독은 "세월이 림철령의 눈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림철령 캐릭터에 너무 나이 어린 배우들을 캐스팅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공조'를 보면 현빈을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해 눈가의 주름까지 보이게 하는 화면이 꽤 눈에 띈다.

유해진은 강진태의 모습 그대로였다. 김 감독은 "너무 무거워도 안되지만 현실감이 있는 배우여야 했다. 또 인간적인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배우를 찾았다"고 전했다.

또 공을 들인 배우는 바로 악역 차기성 캐릭터다. 김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절실했던 문제가 바로 관습적인 전형적인 것에서 탈피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렇다고 극의 구성이나 구조를 바꿀 수는 없지 않나. 무엇이든 조금 다르게 보여야했고 그래서 중요한 것이 악역이었다"며 "김주혁은 그런 면에서 완벽한 캐스팅이었다"고 말했다.


제작자 윤제균 감독 역시 "차기성 역은 캐스팅 할 때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배우가 맡아보면 어떨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배우 김주혁이 그 어떤 배우보다 신선하게 악역을 소화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편집 과정을 거치면서 '역시'라는 생각이 들만큼 김주혁은 강한 악역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주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주혁이 캐스팅된 후 김 감독은 김주혁에게 "나쁜 짓을 하는 놈이 아니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성은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믿는 인물이다. 자신의 조국이 잘못되서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위에 부끄러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며 "그런 부분을 김주혁이 잘 받아들여줬다. 차기성이 확신범이 된 것이다"라고 웃었다.

실제로 김주혁은 차가운 카리스마와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차기성을 완벽하게 연기해 림철령과 대립 구도를 만들며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쥐고 간다. 게다가 차에 매달려서 총을 겨누는 터널 카체이싱 장면을 놀랍게 소화한 것은 물론 맨 몸 격투에 북한 사투리, 광기 어린 눈빛까지 소화해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추가된 극의 샤워장면을 위해 식이 요법과 함께 헬스장을 3군데나 다니며 운동을 하기도 했다. 단지 섹시한 복근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의 상처들이 드러나며 차기성 캐릭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서 역대급 악역 차기성이 탄생했고 관객들은 악역임에도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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