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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김과장'이 일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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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송 2주차에 반전이 벌어졌다. '사임당, 빛의 일기'가 3회 13%, 4회 12.3%로 시청률이 계속 하락한 반면 '김과장'은 3회 12.8%, 4회 13.8%로 시청률이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이에 '김과장'은 9%에 달하는 시청률 격차를 뒤집고 수목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는 최근 몇년간 없었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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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김성룡 역을 맡은 남궁민은 진지한 내적 갈등과 카리스마 연기는 물론 거침없이 망가지는 코믹 연기까지 선보이며 극을 이끌고 있다. 안면 근육을 나노 단위로 사용하는 것 같은 다채로운 표정 연기에 '한국의 짐캐리'라는 극찬이 나올 정도다. 윤하경 역의 남상미는 비주얼 똑순이로서 남궁민과 앙숙 케미를 보여주고 있고 홍가은 역의 정혜성은 통통 튀는 발랄한 매력으로 어필한다. 서율 역의 준호(2PM) 역시 반전의 키를 쥔 인물로서 미스터리한 느낌을 안긴다. 이처럼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활약에 '김과장'은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의 흡입력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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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방송에서도 김성룡이 회사 정리 해고 대상 명단에 오르기 위해 회장 아들을 응징하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를 통쾌하게 했다. 직장 상사에게 굽힐 수밖에 없는 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를 그만둘 준비가 됐다면 더이상 직장 내 그 누구에게도 굽힐 이유가 없다. 하지만 현실의 장벽에 가로막혀 오늘도 품 안의 사직서를 고이 접어두는 게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삶이다. 그래서 김성룡이 회장 아들에게 일갈을 날리며 그를 제압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김과장'은 속도감 있고 막힘 없는 전개로 시청자의 속을 뻥 뚫어주고 있다. 거슬리는 대목이 없으니 시청자도 안심하고 웃으며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소리없이 강한 '김과장'이 '사임당, 빛의 일기'를 누를 수 있었던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