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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현실공감 사이다' 김과장...남궁민, 男버전 김혜수 될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2-02 09:4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남궁민은 '남자 버전 김혜수'가 될 수 있을까.

KBS2 수목극 '김과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김과장'은 1월 25일 7.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방송 3회차에 시청률이 12.8%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는 무척 이례적인 기록이며, 이영애 송승헌이라는 원조 한류 스타들을 앞세운 230억 대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정면으로 맞붙은 가운데 거둔 쾌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에 따라 타이틀롤 김성룡 캐릭터를 연기하는 남궁민이 남자 버전 김혜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분좋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혜수는 2013년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에 출연한 바 있다. '직장의 신'은 부장님도 쩔쩔매는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과 그를 둘러싼 직장인들의 일과 사랑을 그려낸 로맨틱 생존 코미디다. 당시 '직장의 신'은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갑과 을의 부조리, 계약직 직원들에 대한 차별 대우 등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던 기현상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꼬집어낸 점, 멜로 라인보다 실제 직장인의 삶과 애환에 좀더 초점을 맞춘 점이 주효했다.


특히 김혜수의 미스김은 아주 특별한 캐릭터로 다가왔다. 미스김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고, 항상 을의 위치에 서야 하는 계약직 직원이다. 하지만 전지전능한 능력과 화려한 자격증으로 자신을 보완하고 갑의 횡포에 당당하게 맞서며 사건을 해결해간다. 일말의 표정 변화도 없이 모든 일을 척척 해내는 미스김 캐릭터에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런가하면 과거 은행 화재 사건을 통해 미스김이 왜 기계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며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카리스마와 코미디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김혜수의 연기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결국 "~입니다만"이라는 미스김의 대사는 한동안 유행어처럼 번졌고, 김혜수는 그해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남궁민의 '김과장'도 이와 비슷한 성격을 띈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부패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3회까지는 얼떨결에 음주운전 사고로부터 전 경리과장 부인 수진(전익령)을 구해내고 의인으로 등극했지만, 이 때문에 TQ그룹의 부조리를 알게 되는 김성룡의 모습이 그려졌다.


작품의 톤은 무척 유쾌했다. 남궁민은 몸개그까지 불사하며 허당기 가득하지만 매력적인 김성룡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윤하경 역의 남상미는 티격태격 케미로, 서율 역의 준호(2PM)는 반전 카리스마로 힘을 보탰다. 발랄하고 통통 튀는 재기발랄 드라마 안에서도 '김과장'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놓치지 않았다. 아버지 에피소드로 김성룡이 왜 돈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며 설득력을 더했고 부와 권력, 그리고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김성룡의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진짜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와 같은 현실 공감 코미디는 '직장의 신'과 비슷한 점이다.


남궁민의 연기도 주목할 만했다.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소름끼치는 싸이코패스 남규만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SBS 주말극 '미녀 공심이'를 통해 달달한 멜로남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김과장'에서는 코미디와 정극 연기를 오가며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또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남궁민이라는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벌써 남궁민을 강력한 2017년 연기대상 후보로 점치고 있다. '직장의 신' 역시 2013년 상반기 방송됐음에도 김혜수가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남궁민의 대상 수상 역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과연 남궁민은 남자 버전 김혜수가 되어 2017년 KBS 수목극의 기운을 뚫어줄까. '김과장'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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