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트렌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방송·예술·라이프·사이언스·사회경제 등 장르 구분 없이 곳곳에서 트렌드를 창조하는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2016년 스포츠조선 엔터 스타일팀 에디터들이 100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그 열한번째 주인공은 스타 블로거의 원조, 네이버 지식인 랭킹1위에 빛나는 신발 전문가 코비진스 곽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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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1인 미디어 블로거, 방송인의 단군할아버지가 있다. 코비진스라는 아이디로 더욱 유명한 그의 이름은 곽지원. 13년 전 블로그에 자신의 신발 리뷰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해 곽지원은 네이버 지식인 내공 전체 랭킹 1위, MBC 예능 '능력자들'에 신발 능력자로 출연하는 등 블로거의 조상으로써 1인 미디어의 입지를 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1인 미디어, 스타 블로거의 시초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근까지 본직업과 자신의 블로거를 철저히 분리해왔다. 1인 미디어를 새로운 직업군으로 정착시키는 것에 큰 몫을 한 그이지만 실제 직업과 좋아해서 하는 분야에 구분을 둔 행보를 이어왔던 것. 자신만의 컨텐츠로 사회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그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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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시크하지 않아요. 댓글 보면 알텐데 글은 무뚝뚝해보여도 댓글은 상냥하게 빨리 빨리 잘 달아요(하하). 댓글 보면 알 거예요.
- 그럼 무뚝뚝한 블로그 필체는 컨셉인가요?
네 그건 컨셉이죠. 다들 포스팅을 '이랬습니다 저랬습니다~' 부드러운 느낌이고 이모티콘도 넣고 하더라고요. 근데 전 포스팅은 저의 이야기, 일기장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편한 지금의 말투로 시작했는데 좋아해줬어요. 그래서 바꿀 수 없게 됐죠. 싹싹한 말투로 바꿔야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 바꾸긴 좀 그런 것 같네요.
- 독자들한테 사랑받는 걸 보면 컨셉을 잘 정하신 것 같아요.
사람마다 리뷰하는 방식이 다르잖아요. 어떤분은 객관적인 스펙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전 신발을 딱 봤을 때 떠오르는 감정. 직설적으로 표현하려고 하죠. 그리고 사진이 되게 많은 편이에요. 포스트 하나에 50장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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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죠. 시간도 많이 들고. 요즘 좀 후회하고 있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안할껄(하하). 전 글을 많이 안 쓰더라도 사진을 많이넣으려고 해요. 사람들도 그걸 더 궁금해하는 것 같고. 저도 어떤 제품을 검색하고 찾아볼 때가 있어요. 근데 자세한 컷을 볼 수가 없어 아쉬울 때가 많았죠. 심지어 브랜드의 공식 사이트에도 사이즈 택, 안감 같은 세부적인 것을 리뷰하진 않더라고요.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점이 궁금해 시작한 거라 사진, 노력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죠.
- 포스팅 1개 올리는 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나요?
많이 해서 규격화가 많이 돼서 1시간 정도 걸려요. 예전에는 3시간 정도? 엊그제보니까 1,000개 정도 올렸더라고요. 근데 전 블로거 치곤 글이 많은 건 아니에요. 다른 블로거들은 하루에 2~3개, 적어도 1일 1포스팅인데 전 13년 동안 1000개니까. 계산해보니까 한달에 10개 정도 올린 것 같아요.
- 컨텐츠의 소스 신발. 신발 발매 때 캠핑에 참여해본 적도 있는지.
지방에 살아서 많이 참여할 기회가 없어요. 서울에 살았다면 매번 참여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에서 발매한 것에 참여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광주에서 발매했을 땐 한 두 번 참여했어요. 나이키 조던 11 72-10이 작년 12월에 광주에서 발매했는데 그때 누가 절 알아보시더라고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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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조던 8. 플레이오프 모델이죠 검빨이라고도 해요. 중학교 때 어머니 손을 잡고 매장에 갔는데 제눈에 그 신발밖에 안 들어왔어요. 아마 당시 매장가 93,000원 정도? 지금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30~40만원 정도일거에요. 당연히 못샀죠. 어머니가 "장난하냐 이걸 어떻게 사주냐"라고 하셨어요(하하). 그 후 고등학교 진학했을 때 조던 9가 발매됐죠. 완전 비인기 모델이죠. 근데 매장에는 당시 신상만 나오니까 갖고 싶었던 조던 8 모델을 살 수 없었어요. 그래서 돈을 모아서 샀죠.
- 두 신발이 지금의 코비진스를 있게 한 거네요.
그렇죠. 그래서 두 모델이 기억에 남아요. '8'은 너무 사고 싶었는데 못 샀고, '9'는 어떻게든 모아서 샀는데 하필 비인기 모델. 제 돈으로 처음 산 조던 '9'는 2년 동안 정말 잘 신다가 2만원 주고 친구한테 팔았어요(하하). 그래서 지금 그때 샀던 '9'모델을 다시 사고 싶은데 재발매도 안되고 개인 매물도 없어서 살 수가 없어요. '9'의 경우 한이 맺혀서 모든 모델을 다 모았죠. 그래서 방송에서 '8' 모델만 열 몇개를 공개하기도 했어요.
- 이렇게 좋아하는 신발 관련 직종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일부러 피한 건 아니고요. 기존 해왔던 저의 일을 버리고 싶지 않았던 거죠. 게으른 걸 수도 있지만 익숙한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발을 일적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그 때마다 다른 하는 일이 있었고, 지금은 다른 일들이 정리돼서 여러가지 구상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블로그와 포스트만큼은 일과 연관시키지 않고 지금 모습 그대로 운영하고 싶어요.
- 성공 사례로서 온라인 마케팅 강의도 한다고 들었어요.
재작년부터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지식인 파트 온라인 마케팅을 강의하고 있어요. 앞으로 세상은 온라인, 모바일 쪽으로 넘어간다고 생각해요. 제 블로그도 유입을 보면 작년부터 모바일 쪽이 더 우세해요. 그 전에는 PC와 모바일이 7:3, 8:2 정도였는데 지금은 모바일이 7 정도에요. 10대 사용자로 가면 모바일 비율이 9로 늘죠. 온라인 마케팅을 잘 알아서 하는 건 아니지만 그 동안 제가 해왔던 걸 알려주면 되는거라 열심히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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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판단이죠. 원래는 강의를 하면서 모바일에서 선구자가 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눈에 들어온게 유투브죠. "신발 영상 리뷰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한국에 영상 리뷰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빠서 못하다가 작년 6월에 시작했어요.
- 올 해는 유투브에 더욱 전념할 생각이신 것 같아요.
최근 몇년동안 네이버의 수혜를 많이 입었죠. 블로그나 지식인으로 이슈가 많이 돼서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도 있고요.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게 없잖아요. 만약 네이버가 약해진다면 자연스럽게 제가 가진 영향력도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엔 유투브 쪽에 더 중점을 들려고 해요.
- 1인 미디어의 교과서, 조상격으로써 요즘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체와 언론사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개인의 역량이 강화되는 모습이 분명 보이죠. 이유는 개인 방송이 훨씬 재밌다는 점 같아요. 원하는 걸 골라 볼 수 있고, 바로 볼 수 있고. 그래서 이런 흐름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광고들 조차도 공영방송보다 개인 방송들 쪽으로 흐르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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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때는 아프리카TV BJ들이 한심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죠. 하지만 요즘엔 확실히 문화로 정착되었고 새로운 직업이 되었어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 이런 분위기는 더욱 강해질 것 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개인이 자신에게 1인 미디어를 창작할 역량이 있다고 느껴지면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직업이 있다고 해도 할 수 있고. 전통적인 직업의 모습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대 흐름에 따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흐름에 맞춰가고 싶어요.
- 대신 부작용도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요.
동의해요. 그래서 컨텐츠가 더욱 중요하다고 또 지속성이 중요하죠. 지속성이 없으면 금새 사라져버리잖아요. 꾸준히 하다 보면 컨텐츠가 누적되어 튀어나오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에도 지식인, 블로그를 꾸준히 했지만 "몇년 후에 유명인이 되야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한게 아니잖아요. 신발이라는 컨텐츠를 몇년간 누적해오다 보니까 시대흐름에 맞춰서 조명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 긍정적인 1인 미디어의 성공 사례를 제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유투브를 작년 처음 시작했어요. 보통 유투브나 아프리카를 접하는 사람은 자극적인 것에 끌리기 마련이죠. 선정적이거나, 잔인하거나, 방송사고라든지.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결국 자신의 구독 채널엔 자신의 관심분야로 채워지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사람들이 즐겨찾고 좋아하는 것은 '컨텐츠'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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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좋아하면서 직업만큼 열심히 활동하다가 블로거라는 것과 접목이 됐죠. 제가 살아오면서 느끼고 좋아했던 분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유행과 어느 순간 만나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끄는 신발들이 20~30년 전 모델이듯이 나만의 개성,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트렌드라고 떠오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 개성이 모두 트렌드인게 아닐까요.
- 코비진스가 추구하는 트렌드는?
그냥 내 모습이죠. 내 것. 20~30대 정도되면 아마 다 많은 경험을 해봤을 거예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 스타일이 뭔지 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걸 따라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내가 봤을 때 멋진 게 남들이 봤을 때도 멋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overman@sportschosun.com, 사진 이정열 기자=dlwjdduf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