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리뷰]"나 너 궁금해"…샤넌을 울린 'K팝스타'의 진심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01-16 07:01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나 너 궁금해, 넌 뭘 좋아하니?"

'K팝스타' 샤넌이 두 번 눈물을 쏟았다. 슬픈 노래의 감정이 한 번, 그리고 세 심사위원의 애정과 관심이 또 한 번 샤넌을 울렸다.

'K팝스타'는 지난 2011년 12월 이래 5년 넘게 진행되어온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M.net의 '슈퍼스타K' 시리즈 다음으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 대형 기획사의 대표인 이들이 참가자들에게 쏟는 애정과 관심, 그리고 가식없이 진솔한 평가들은 'K팝스타'가 인기리에 진행되어온 원동력이었다.

15일 SBS 'K팝스타6-더라스트찬스' 16회에서도 이 같은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날 샤넌은 박효신의 '숨'을 선곡, 평소처럼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노래 막바지 샤넌은 감정이 벅차오른 나머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샤넌은 "여태까지 연습을 해왔을 때는 이렇게까지 감정이 차오른 적이 없었다"며 민망해했다.

유희열 심사위원(이하 '유희열')은 "감정에 푹 빠져서 부를 수 있다는 건 좋은 경험이다. 가수들마다 그런 곡이 있다. 예를 들어 박효신 씨는 '야생화'라는 곡만 부르면 운다. 그 노래만 부르면 (감정이)무뎌지지 않는다고 한다. 샤넌에겐 '숨'이 그런 곡일 수 있다"고 다정하게 위로했다.

하지만 심사위원으로서의 시선은 냉철했다. 유희열은 "샤넌은 일단 숨이 길다. 음처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길다는 뜻이다. 연습량에 비례한다. 작곡가들이 좋아할만한 가수"라면서도 "'숨'은 음폭이 굉장히 넓다. 샤넌도 살짝 버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없던 버릇이, 바이브레이션이 진해졌다. 장단점이 교차했던 무대"라고 평했다.

샤넌을 유독 아껴온 양현석 심사위원(이하 '양현석')의 입에서도 비판적인 말이 쏟아졌다. 양현석은 샤넌을 장애물을 잘 넘는 승마용 말에 비유하며 "볼 때마다 정말 훈련이 잘된 말 같다, 칭찬해주고 싶다, 이제 나이가 겨우 18살밖에 안됐는데, 독한 여자란 표현도 썼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장애물을 넘는 말이 경주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샤넌은 제가 봤을 šœ 팝과 R&B가 훨씬 더 잘 맞는 것 같다. 오늘은 감정에 취해 부르다보니 감정이입이 너무 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현석은 "샤넌이 넘기는 두꺼운 책의 한 페이지라고 생각하겠다. 다음 무대에서는 또 본연의 흥미진진한 목소리를 풀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진영 심사위원(이하 '박진영')의 심사는 더더욱 솔직했다. 박진영은 "K팝스타에서 가장 풀기 힘든 문제가 샤넌이다. 너무 속이 상하고 답답했던 무대였다. 심사위원 3명이 모두 공감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샤넌의 감정만 들어갔다"고 혹평했다.


인상적인 것은 박진영의 다음 평가였다. 박진영은 샤넌의 부진에 대해 "그 동안 가수라는 꿈을 꾸고 시작하면서 앞에 있는 사람한테 강한 인상을 주려고 칭찬받기 위해 쓴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1년에 한번은 연습생들과 밥을 먹고, 미성년자가 아니면 와인도 마시고 하면서 많은 얘기를 한다. 이유는 '난 네가 궁금해, 넌 뭐 좋아해?', 사넌에게 그렇게 해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면서 "샤넌은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물어보면 잘 모를 것 같다. 그러니까 노래를 불러도 '내 목소리가 뭐지?'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영은 "노래에 박효신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 마음은 진심인지 모르겠는데 노래를 너무 잘하니까 노래는 자동적으로 알아서 불리고 있고 마음만 진심인 느낌"이라며 "누군가가 관심을 많이 안 가져줬기 때문에 퇴화된 것이다. 이부분을 해결해야 샤년의 문제가 풀린다"고 절규하듯 토해냈다.

이 같은 박진영의 열변은 예상 외로 양현석의 마음을 바꿨다. 양현석은 "유희열 씨한테 '너 샤넌 관심있니?'라고 물어봤다. 뒤에 욕심나는 참가자들이 많아 캐스팅 권한을 아껴야한다"면서도 "박진영 씨가 심사하는 동안 생각이 바뀌었다"고 운을 ?I다.

양현석은 "얘기하고 싶어요. 나 너 궁금해, 너 뭐 좋아해?"라고 말해 샤넌을 다시 울렸다. 양현석은 "노래 연습하지 말고, YG 구내식당에서 한번 대화해보고 싶다. 저 한번도 참가자들이랑 독대해서 얘기해본 적이 없다"면서 "샤넌 양의 마음속 깊이 있는 부담감을 떨쳐내주고 싶다. 30분 정도 이야기해보자. 샤넌 양에게 중요한 계기가 되는 이 순간에, 양현석이란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위로를 건넸다.

샤넌이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11년, 벌써 5년이 넘었다. 샤넌은 1998년생이란 나이가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다. 샤넌의 실력에 대해서는 세 명의 심사위원 모두 의심하지 않는다. 애교도 많고 붙임성도 좋다. 지난 2014년 12월 '새벽비'로 정식 데뷔한 이후 다양한 의상과 빼어난 가창력으로 만만찮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샤넌은 기대했던 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했고, 다시 연습생으로 강등돼 'K팝스타'에 출연했다. 비록 18살의 어린 나이지만, 샤넌에게 'K팝스타'가 너무나도 간절한 무대인 이유다.

그리고 샤넌은 이날 방송을 통해 'K팝스타'에 출연한 의미를 찾았다. 샤넌에게 필요했던 건 유희열과 양현석, 박진영이 보여준 애정과 관심이었다. 이는 'K팝스타'라는 방송이 지닌 본질적 가치이기도 하다. 'K팝스타'가 샤넌에게 있어 큰 인생의 전환점이 되길 기원한다.

lunarfly@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