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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스타일] 죽기전에 한번 돌아볼 그의 스타일, 이동욱의 저승사자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7-01-14 15:56


사진제공=킹콩 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내가 아는 가장 패셔너블한 저승사자다.

도깨비와 저승사자, 신화나 동화 속에서만 등장할 법한 이들이 가장 패셔너블하게 구현됐다. 화제의 중심인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에 대한 얘기다. 머리 속 한 켠 무시무시하고 괴이한 형상으로 자리잡고 있던 이들의 이미지는 그 깊고 오래된 통념을 깼다. 그것도 공유와 이동욱이라는 당대 가장 멋스러운 배우들에 의해서 아주 철저하게 말이다. 오랜 세월을 걸어온 도깨비와 저승사자인 만큼 안목이 넓어서 일까. 그들의 스타일은 고풍스럽고 클래식하다. 또 흐트러짐이 없다. 황천길을 건너기 싫어 울던 이들도 마중 나온 저승사자를 보면 그 멋스러움에 놀라고, 살려달라고 신을 찾던 이들도 다시 돌아볼 정도다.

결말을 3회 남긴 '도깨비', 그 인물들 속 가장 성공적인 구현은 저승사자 이동욱의 스타일이다. 그간 그가 이토록 잘생긴 얼굴인 건 인지하고 있던 사실이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더욱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하얀 얼굴과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고 직접 밝힌 붉은 입술, 그리고 망자의 세월을 다 짊어진 듯한 짙고 슬픈 눈빛이 저승사자라는 새로운 인물의 탄생과 함께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사진제공=tv
이동욱의 저승사자는 누구나 그를 보면 놀란다. 인물 소개도 그러하다. '처음엔 잘생겨서, 그다음엔 내가 죽었구나 싶어서.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중 나오면서까지 저렇게 섹시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 때문에. 이런 섹시한 저승사자는 그 느낌을 위해 블랙 컬러를 주로 활용한다. 흰 피부와 대조되는 블랙은 사람의 죽음을 수집하는 저승사자라는 기묘하고도 공포스러울 수 있는 존재의 느낌을 최상으로 극대화한다. 검은 안개와 함께 흰 피부의 그가 등장하면 어딘지 서늘하다.

오랜 기간 이동욱의 스타일을 담당한 남주희 스타일리스트에게 직접 물어봤다. 이렇게 섹시해도 되는지. 남주희 스타일리스트는 "그런 느낌을 의도한 부분도 있다(웃음)"며 "이동욱씨가 워낙 피부가 흰데다가 입술도 빨갛다. 블랙을 입었을 때 그 대조되는 느낌이 극대화되고, 피부도 더 창백해 보일 것 같았다. 그래도 얼핏 보면 그냥 블랙 럼 보이지만 눈여겨 보면 블랙에 많은 디테일이 숨어 있을 것이다"라며 이동욱 저승사자 스타일의 포인트를 전했다.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
그러나 저승사자 이동욱은 연애 앞에서는 영 쑥맥이다. 또한 도깨비인 공유와 함께 '깨비하우스'에서 투닥투닥하는 모습까지 더해져 어딘지 귀여운 구석을 보이기도 한다. 그럴 땐 또 그런 변형된 느낌을 위해 다양한 컬러의 변용을 시도한다. 그러나 저승사자라는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블랙을 기본으로 두고, 가끔씩 재치있는 포인트를 더한다. 남주희 스타일리스트는 "블랙도 기본 베이스 컬러긴 한데 블랙만 입기엔 너무 무거운 톤이라 무리가 있었다. 또 한정적인 컬러를 써야하다 보니 너무 지루해 보일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래서 톤이 들어간 걸 섞어 활용했다. 또한 이동욱씨가 연기할 때 귀엽게 연기하는 씬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은 오버사이즈나 루즈한핏 등 핏을 활용해 살짝 풀어진 느낌을 줬다"고 설명한다.


사진제공=킹콩 엔터테인먼트
많은 화제를 낳았던, 이동욱 저승사자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패션코드는 페도라다. 검은 한복에 갓을 쓴 이미지로 그려지던 저승사자는 다크서클 짙은 퀭한 눈은 우수에 가득 찬 눈빛으로, 머리 위 갓은 시크한 페도라로, 새카만 두루마기는 블랙 트렌치코트로 탈바꿈했다. 남 스타일리스트 역시 실제로 "실제 전해 내려오는 저승사자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했다. 두루마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했을 때, 발목까지 오는 롱 코트가 그런 느낌을 갖고 있었다. 저승사자 일을 할 땐 발목 정도 긴 아우터에 더블코트로 무게감있는 느낌을 살렸다"고 탄생일화를 전했다. 전통과 현대적인 이미지가 믹스된, 말그대로 '이동욱표 저승사자복'임이 분명하다.

이 저승사자, 분명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남주희 스타일리스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워낙 말도 툭툭 내뱉는 말투고, 시크함을 가져가야 하는 인물"이기에 고심 속에 탄생했다. 일할 때는 정통적인 페도라를 쓰고 블랙 컬러의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클래식한 분위기와 무게감을 폴폴 풍기지만, 또 묘하게 현대 남성들이 가장 사랑할 만한 스타일 아이템들을 걸치기도 한다. 이렇게 매력적인 저승사자는 이동욱의 그 슬픈 얼굴과 함께 한국 드라마사에 남을 또 하나의 비주얼을 탄생시키고야 말았다.


사진제공=킹콩 엔터테인먼트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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