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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럴 수 있나, 지금 이 시대에… 정말 다들 미쳤나? 부끄럽고 창피하다."
블랙리스트에서 '문재인 지지자'라고 분류됐다는 말에 손숙은 "미안하네. 정말 미안하네"를 반복했다. "내가 그때 방송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누가 도와달라 해도 정말 단호히 거절했었다.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정말 어느 쪽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냥 명단에 올라갈 줄 알았으면 도와드릴 걸"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손숙은 "사실은 지난 4년 동안 말 못할 일들이 문화계에서는 많았다"고 했다. "우리 연희당거리패 이윤택 선생은 굉장히 연극을 열심히 하고 전혀 정치적인 분이 아니다. 연극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그분이 문재인 후보랑 고등학교 동창인가 그렇다. 선거 때 하도 부탁을 하니까 잠깐 지지연설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지금까지 4년간에 모든 지원이 다 끊겼다. 당연히 받아야 될 지원금…. 정말 치사하고 창피한 게 돈 가지고 예술인들을 길들이려고 했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된다. 황당하다"며 분개했다.
문화계 인사에서도 이상하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정말 터무니없는 그런 일들이 좀 있었다. 무슨 예술단체에 누가 갔다. 그런데 정말 터무니없는… 초기부터 그런 일들이 있었다. 그냥 저는 어느 정권이나 또 자기네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생각했었다."
정권이 문화계를 직접 통제하고 장악하려고 했던 후진적인 생각에 대해 손숙은 "조선시대에도 이런 일이 있었느냐"며 분개했다. '문화를 정권 유지의 도구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었겠느냐'는 김현정 PD의 질문에 손숙은 긍정했다. "그런 생각이 아니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지금 이 시대에 문화예술인들 명단을 만들고 한다고 그게 장악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치하는 사람들 정신 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문화가 눌러서 눌러지나? 더 커지지." "문화계는 일어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요"라는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로 인터뷰를 맺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