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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결산②] '오해영'→'혼술남녀', 월화극 불모지 탈출한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2-24 07:4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은 어떻게 살아났을까.

tvN은 대대로 금토극에 강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월화극은 달랐다. 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대를 피해 오후 11시 방송을 시작했던 것이 핸디캡으로 작용했고 일부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았을 뿐이다.

그런데 올해 tvN 월화극의 반격이 시작됐다. 첫 주자인 '치즈인더트랩'이 각종 논란에도 최고 7,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평균 5.96%의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후속작 '피리부는 사나이'가 주춤하는 듯 했지만 '또 오해영'이 최고 9.991%, 평균 6.883%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tvN 월화극 사상 최고 시청률이다. 이어진 '싸우자 귀신아'와 '혼술남녀'는 '또 오해영'이 세운 기록보다는 다소 하락한 시청률을 보였지만 화제성을 잡는데는 성공했다.



tvN 월화극이 이처럼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대적인 트렌드를 정확히 짚어냈고, 스타성보다는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해 싱크로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또 오해영'을 꼽을 수 있다. '또 오해영'은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물이 아니었다. 남자를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는 신데렐라 스토리도, 신파극도, 막장 삼각관계도 없었다.

여주인공 오해영(서현진)은 평범하지만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갖고 있었고 능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해나갔다. 수동적으로 사랑에 임하며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고 다니는 일반 로코물의 여주인공과는 맥을 달리한 지점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오해영에게 특별히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남자주인공은 자신의 죽음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달콤한 로맨스에 미스터리 요소가 가미된,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남녀주인공을 맡은 서현진과 에릭의 연기도 물이 올랐다. 서현진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로 '로코퀸'에 등극했다. 에릭은 '불새' 시절부터 다져온 멜로 연기 내공을 폭발시키며 설레는 케미를 완성했다.




'싸우자 귀신아' 역시 여름 시즌에 걸맞는 호러물에 로맨스를 가미한 작품이었다. 옥택연(2PM)과 김소현의 청정 로맨스와 권율의 소름돋는 악역 연기가 더해지며 집중도를 높였고, 악플러와의 전쟁이나 왕따 문제와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기도 했다.


'혼술남녀'는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혼술, 혼밥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힐링타임을 갖길 원하는 혼술족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꺼내들었다. 여기에 직장인, 혹은 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적인 소재를 첨부했다. 민진웅(민진웅)과 치매걸린 노모의 사연을 비롯해 캐릭터마다 혼술하는 이유를 부여해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완성한 것. 또 하석진-박하선-공명의 삼각관계를 흥미진진하게 엮어내며 매회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tvN 월화극은 트렌디하고 공감되는 소재와 수준 높은 연출을 바탕으로 반격을 개시할 수 있었다. 웰메이드 작품은 방송사와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시청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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