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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감시자들' 조의석 감독의 차기작이자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의 첫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마스터'가 베일을 벗었다.
이병헌은 조 단위의 대규모 사기 사건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희대의 사기범 진회장 역을 연기했다. 진현필은 뛰어난 언변과 화려한 쇼맨십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능숙한 인물이다. 이병헌은 이 캐릭터를 위해 다양한 의상과 소품, 흰머리 스타일로 외관의 변화를 시도하는가 하면, 필리핀에서는 현지 특유의 억양을 한껏 살린 필리핀식 영어를 구사하는 등 시시각각 달라지는 얼굴로 보는이들을 놀라개 했다.
'내부자들'에서 '모히또가서 몰디브 마시자'는 애드리브를 전국민적인 유행어로 만든 이병헌은 이번 작품에서도 곳곳에 애드리브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이병헌은 12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영화 '마스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나는 원래 애드리브를 별로 않좋아하는 배우인데 '내부자들'때부터 이렇게 하게됐다"고 웃으며 "리허설 하다보면 또다른 말이 나오고 생각나는 말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애드리브는 단순히 웃기기 위해서라기보다 신을 풍요롭게 만들고자하는 배우들의 몸부림이다"라며 "나는 질보다 양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안에서 감독 스태프들이 고르게끔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영화에서는 이상하게 정말 재밌다고 생각해서 한 애드리브는 현장에서는 반응이 크지 않고 나중에 편집한 것을 봤을때 내가 했지만 조금 아니라고 생각한게 완성본으로 나오더라"며 "내가 나이가 들어 감각이 보편성 객관성을 잃었나 혹은 감독이 유치한가 이런 생각도 든다. 그래도 다들 좋아하는 애드리브는 성취감도 느낀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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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김우빈은 진회장과 김재명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타고난 브레인으로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모색하는 박장군을 연기했다. 또 엄지원은 김재명을 따르는 형사 신젬마로, 진경은 진현필의 오른판 김엄마로, 오달수는 진현필과 힘을 합치는 황변호사로 분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메가폰을 잡은 조의석 감독은 "그동안 영화를 준비하면서 우리 역사가 반복되며 기억에 남는 어떤 사람들을 최대한 진회장 캐릭터에 녹이려고 노력했다. 곳곳에 숨어있는 코드도 있다"며 악의 축 진현필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시나리오는 3년반~4년 전에 쓰기 시작했다. 요즘같이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국민들의 힘으로 뭔가를 이뤄내는 통쾌한 현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기쁘다"며 "사실은 영화를 기획할 땐 이런 일이 있을줄 상상을 못해서 판타지로 알고 썼다"고 웃었다.
배우들의 깔끔한 연기,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조 감독의 말처럼 개봉 시기까지 맞물려 '마스터'는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마스터'가 '부산행'에 이어 올해 두번째 1000만 영화가 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