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나영석 PD의 인재를 발굴하는 선구안, 이번에도 옳았다.
첫 등장 당시 윤균상은 의욕은 앞서지만 일에 능숙지 않아 허둥대는 전형적인 초보의 모습이었다. 낚시를 하거나 요리를 하는 형들 곁에서 그는 시종일관 "뭐 도울 것 없느냐"며 의욕충만한 막내의 자세를 보여줬다. 훤칠한 큰 키에 뭐든지 해낼 것 같은 눈빛은 이미 예능 1인자였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삼시세끼'에서 윤균상은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간장 떠오라'는 간단한 심부름에 "같은 젓가락으로 서로 다른 장독대의 맛을 봐도 되냐"는 것까지 묻는 어리바리함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일 하나를 시켰는데 열 가지를 물어보는 윤균상에게 이서진은 결국 "그냥 네가 알아서 하라"며 두손 두발 다 들고 만다.
처음엔 국간장 찾기도 버거워하던 윤균상이 이젠 에릭에게 간장과 액젓의 위치를 알려줄 정도가 됐다. 체격마큼이나 힘도 좋아 가마솥 올리는 건 늘 그의 몫. 갯벌에서 키조개를 쑥쑥 잡아 뽑는가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땔감이 떨어지지 않게 장작을 척척 정리해 둔다.
어쩌다보니 낚시에 소질까지 발견한 그는 이제 어엿하게 한끼를 책임지는 가장 역할까지 한다. 농어 5마리를 낚은 덕분에 구이와 회, 매운탕까지 인당 2마리씩 돌아가는 '농어파티'가 벌어지기도 했다. 어깨가 으쓱할 법한데도 그는 조용히 에릭 옆에 앉아 생선비닐 벗기는 법을 어깨너머로 배운다. 이젠 이서진 대신 불도 제법 피우고 집에서 에릭 요리법으로 해먹어봤다며 응용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에릭이 맡긴 양념장 미션에 '멘붕'에 빠지는 등 아직 갈 길은 멀어보이지만, 윤균상은 자신만의 역할과 캐릭터를 확실히 잡아가고 있다. 스스로도 "인턴을 벗어나 신입사원은 되고 싶다"라고 하는 그의 성장기는 '삼시세끼'의 주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굳이 재치있는 입담이나 순발력이 아니더라도, 때론 순수함과 열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 짓게 만들기도 한다. '삼시세끼'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스스로를 즐길 줄 아는 윤균상의 모습은 예능 막내가 지녀야 할 미덕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