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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항' 김하늘이 밝힌 #불륜극복#환희엄마#이상윤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11-15 10:33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김하늘이 아닌 최수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지난 10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서 최수아 분으로 열연한 김하늘.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한층 더 무르익은 여자의 매력을 뽐냈다. 최수아는 직장에서는 똑부러지는 승무원이지만 권위적인 성격의 남편 박진석(신성록)에게는 마냥 움츠러들고 수긍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아내였고 딸(김환희 분)에게는 친구같은 엄마였다. 일과 가정 그 사이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지만 결국 나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만드는 한 남자 서도우(이상윤)에게 빠져들면서 흔들리는 여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자칫 불륜을 미화하는 드라마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었지만, 김하늘의 감정표현과 눈빛연기는 그러한 반응을 돌려세우며 공감과 위로를 불러일으켰다.

김하늘은 1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항 가는 길'의 숨은 이야기와 배우 김하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김하늘은 촬영을 마친 소감에 대해 "16부가 너무 짧았다. 사실 섭섭한 것보다 시원한 느낌이 훨씬 많았다. 16부가 너무 알차고 꽉 차있었던 느낌이다. 너무 많이 쏟아 부었고 다 보여드린 느낌이다. 보통 섭섭하단 느낌이 들지만 이번엔 시원하다. 좋다"며 웃어보였다. (이하 일문일답)

─ 결말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기자간담회까지만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게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했어요. 그 당시에는 결말을 몰라 후반에 가면 감정이 어떻게 될 지 예상할 수 없었고, 수아가 바라는 것과 내가 바라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결국 마지막까지 최수아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니 감독님이 생각한 흐름이 맞는 것 같았어요. 만족스러웠죠

─꼽는 명장면이 있나?

화제였던 '사부작' 신이요(웃음) '비행 가서 어느 낯선 도시에서 잠간 30~40분 정도 사부작 걷는데 어디선가 불어오는 미풍에 복잡한 생각이 스르르 사라지고 '인생 뭐 별 거 있나' 잠시 이렇게 좋으면 되는 거지 그러면서 다시 힘내게 되는 그 30~40분 같아요. 도우씨는' 이라고 말하던 장면은 드라마적이지 않았고 일반적이지 않았어요. 드라마보단 소설에 나오는 글 같은 느낌. 읽었을 땐 좋은데 말로 내뱉기는 이상할 수도 있는 거였어요. 대사를 도우와 수아 중 누가 서있어야 할까, 이런 의견도 분분했어요. 근데 저는 서서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혼자 독백처럼 해야 나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았고,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또 서도우(이상윤)과 카페에서 헤어지며 손 잡는 씬이요. 연기하면서도 슬펐지만 그 느낌이 그대로 잘 나온 것 같아요. 다시 보면서도 눈물이 났죠.

─결혼한 이후 첫 작품인데, 연기에 영향을 끼쳤을까.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거의 기준에 변함이 없어요. 또 아이가 있지는 않지만 제 가정은 너무 신혼이라 극중과는 너무 다른 결혼생활이라 전혀 연기에 도움되는 건 아니었죠(웃음) 사실 저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 해도 환경이 변했다 보니 어떤 영향이 있을 것도 같기는 해요. 안정적이고 마음에 편하니까. 결혼 이전보다는 편하게, 조금은 다른 마음으로 진행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장희신에게 뺨 맞는 씬, 아프지는 않았나?

하하. 사실 생갭다 아프진 않았어요. 잘 넘어갔죠.


─이상윤과의 케미 또한 좋았다.

항상 남자배우들과 촬영하며 케미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하. 신기하게 매번 들었더니 '이게 진짠가..' 싶기도 해요(웃음). 정말 기분 좋은 얘기이고 극중 이상윤씨는 선한 느낌이 있고, 최수아 역시 선한 느낌이라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 딸로 호흡을 맞춘 김환희는 어땠나.

환희를 영화 '곡성'에서 보고 리딩 때 봤는데 너무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항상 눈웃음을 짓고, 제가 아역 친구들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그 어떤 아역들보다 순수하고요. 예뻐하며 촬영했던 것 같고,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환희를 보내는 장면을 찍을 때도 환희를 보면 진짜로 눈물이 쏟아져서 혼났어요. 이미 내 딸처럼 되어버렸던 것 같았죠. 그렇게 예쁘게 다가와줘서 환희를 대할 때 진심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고마워요.

─딸이 있는 역할은 처음인데, 부담이 되었겠다.

다음 작품에서 젊게 나오면 되는거죠 뭐 하하. 초반에는 제가 엄마 역할이 있는 역을 안 해봤으니까, 너무 딸있는 사람 같지 않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정말 배우라면 내가 하고 싶은 역할에 정확하게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엄마처럼 보이려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어요.

─스타일적으로도 변화가 많았다. 승무원복이 특이 어울렸다.

직장다니는 친구들도 그렇고 주부인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물어보고 관심 가져 주더라고요. 전작에선 화려하고 입기 조금 타이트해서 나도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엔 무난한 색깔이 많았죠. 사실 승무원복 입는건 좀 힘들었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공항씬을 찍었는데, 승무원 복을 입고 힐을 신고 서있고 인사하고 워킹하는 것들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 힘들게 찍었는데 많이 찍어놓으니 훨씬 풍성하게 나와서 정말 고생한 만큼. 영상이 잘 나왔던 것 같아 뿌듯하네요.

─사실 불륜극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는데. 김하늘은 그것을 온전히 공감으로 끌어냈다. 설득력을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순수함이라는 감정들을 가지고 가야하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계산되지 않은 느낌을 살려내는 것. 시청자들이 봤을 때 저 친구가 뭔가 생각을 하고 있으면 시청자도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러나 생각하지 않고 행동을 하면 시청자들도 그대로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될 것 같았어요. 그렇게 연기를 하려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최선을 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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