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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대표적인 '친한파'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여덟번째로 한국을 찾아 기자회견을 가졌다.
크루즈와 즈윅 감독은 마치 짜고 치듯 정해진, 비슷한 질문에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한 기자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도 않은 여주인공 코비 스멀더스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했고 '잭 리처'가 '미션 임파서블'과 다른 점에 대해 '단어'만 바뀐 질문이 계속됐다. 당연히 즈윅 감독과 크루즈는 영화 홍보성 멘트를 하기 바빴다.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잭 리처2'의 홍보로 이어졌다.
이는 마치 늘 미리 준비된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한 높은 분의 기자회견을 보는 듯했다.
이같은 일은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한 주최측이 미리 준비한 질문지를 몇몇 기자들에게 요구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몇몇 기자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질문을 해대기 바빴고 정말 기자들이 궁금해한, 팬들이 궁금해하는 물음에는 답을 얻지 못했다.
물론 이 기자회견은 '잭 리처2'를 홍보하기 위한 자리다. 어느 정도 홍보성 멘트를 이해 못해줄 것도 아니다. 하지만 비슷한 질문에 똑같은 영화 홍보 멘트를 하려고 크루즈가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왔을까.
한국 기자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이 나오지 않은 전례를 볼 때 한국 기자들은 질문에 인색하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은 팬들을 대변하는 기자들이 궁금한 질문의 장이 돼야 한다. 질문이 있는 기자가 있다면 준비된 '답정너' 질문을 줄이고 실제 질문을 받아야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이날은 끝끝내 정해진 질문만 쏟아내게한 주최측의 미숙한 진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불편한 질문이 나올까 걱정한 주최측의 노파심이라고 이해해야 할까. 아니면 대 할리우드 톱스타의 심기를 걱정해서 한 일일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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