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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곽동연 "김소현 이상형 선택, 김유정에게 민망했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1-04 10:55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곽동연이 스포츠조선을 방문했다. 곽동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곽동연은 한마디로 멋있었다.

일단 비주얼이 훌륭했다. 긴 머리와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흑색 복장으로 무장한 극중 패션이 아무나 쉽게 소화할 수 없는 것이었으나 곽동연만의 매력에 오글거림도 멋짐으로 승화됐다. 연기력 자체도 흠 잡을 데 없었다. 캐릭터 설정상 최대한 표정과 감정을 억누르면서 절제된 연기를 펼쳐야 했고, 대사도 많지 않았으나 기쁨 슬픔 고뇌 갈등 외로움 등 모든 감정을 복합적으로 눈빛에 담아내면서 백 마디 대사보다 더 큰 울림을 안겼다. 심지어는 액션 연기까지 능숙하게 소화했다. 과거 KBS2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도 액션을 선보이긴 했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극인 만큼 승마 양궁 검투 등 차별화된 액션을 보여줘야 했다. 그럼에도 곽동연은 고난도 액션을 박력있게 펼쳐내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그가 여러가지 의미로 '갓병연'이라 불린 이유다.

"처음에는 저 자신에 대한 의심이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출연한다는 얘기를 안했었어요. 그런데 지인 한 분이 방송을 보고 제가 나오는 장면을 캡처해서 보내시면서 '너도 이런 멋진 거 해야하지 않냐'고 하신 적도 있어요. 다들 잘 돼서 축하한다고 멋진 역할 해서 좋겠다고 해주셨어요. 아마 캐릭터가 그냥 멋지기만한 게 아니라 아픔들이 있어서 더 공감해주신 것 같아요. 완전 무결한 사람이 아니라 아픔이 확실하게 있는 친구라 그런 부분에서 동정표를 주신 것 같아요."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곽동연이 스포츠조선을 방문했다. 곽동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작품에서는 과묵하고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였지만 실제 성격은 다른 부분이 많다. 예의가 바르고 반듯하면서도 능청스러운 부분도 있고 낯도 잘 가리지 않는 살가운 성격이다.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유쾌함도 지녔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유정 역시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라며 눈을 빛냈을 정도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이렇게 김병연 캐릭터를 잘 소화했을지가 궁금하다.

"원래 장난스러운 성격이에요. 그런데 초면에 장난치고 하면 안좋게 보실수도 있으니까 자제하다가 나중에는 조금 풀어져서 장난도 치고 재밌게 지냈어요. '너같은 아이가 어떻게 병연이를 연기하냐'고 하신 스태프도 계셨죠. 이번 작품에서는 초반에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영(박보검)과의 관계가 잡히니까 병연이라는 인물도 가닥이 잡히더라고요. 초반에 그런 게 정리가 됐기 때문에 편하게 있다가도 촬영 시작하면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곽동연이 스포츠조선을 방문했다. 곽동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이번 작품에서 곽동연은 박보검과의 브로맨스 외에 홍라온 역을 맡은 김유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했다. 김병연과 홍라온은 극 초반 사형-사제 지간이 됐는데, 위험에 처할 때마다 홍라온을 구해주는 듬직한 사형의 모습에 여성팬들의 마음은 요동쳤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곽동연이 MBC '라디오스타'에서 김유정이 아닌 김소현을 이상형으로 지목했었다는 것. 이상형 얘기를 꺼내자 "자꾸 둘 중에 한명만 꼽으라고 하셔서 그랬다"며 울상을 짓는다.

"누가 이상형이라고 얘기한 게 아니라 양자택일한 거라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제가 선택을 해도 선택하지 않아도 상대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하거나 민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김)유정이가 싫어서 그런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유정이가 알아버렸고 이렇게 만나서 처음에는 정말 민망했어요. 그래도 유정이 성격이 워낙 좋아서 잘 지냈어요. 남동생 같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유정이도 '동연이 형'이라고 했고요. 엔돌핀 같은 존재이기도 했고 귀여운 동생이기도 했고, 촬영할 때 연기하는 걸 보면 '진짜 대단한 배우구나' 하고 진짜 선배 느낌도 들고 그랬어요."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곽동연이 스포츠조선을 방문했다. 곽동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장은 항상 화기애애했다. 작품이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이 두 배로 뛰어오르고 7회 만에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성격 모난 배우들이 없었기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즐겁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작품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무사히 마무리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필리핀 세부 포상휴가를 떠났다.


"체험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목숨 걸고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말고는 다 하고 왔어요. 헤러세일링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하늘에 둥둥 뜬 느낌인데 풍경이 좋아서요. 술도 마셨죠. 보검이형은 술을 안먹고 유정이나 (채)수빈 누나도 술을 안먹고 저랑 진영이형, 준혁 선배 이렇게 마셨어요. 저는 한 소주 2병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정말 이번 드라마는 유독 팀 분위기가 좋았어요. 드라마가 끝나면 배우들끼리도 스태프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하니까 만나기가 힘든데 우연히 만나기도 하고 약속을 잡기도 하고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짠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요. 배우들은 물론 전체 스태프까지 이렇게 끈끈한 현장은 처음이었어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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