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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갓병연' 곽동연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1-04 10:55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곽동연이 스포츠조선을 방문했다. 곽동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병연 캐릭터는 곽동연이라는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깊이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곽동연의 배우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것이다.

우선 인성이 바르다. 기본 예의를 깍듯이 지키면서도 유쾌하고 살가운 그런 매력이 있다. 이런 모습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잘 드러난다. 2014년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에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는데 반지하에 살면서 교복을 직접 다려입고 청소와 빨래까지 척척 해내는 만능 살림꾼의 면모를 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뒤 담벼락의 토사물을 발견하고 기겁하며 열심히 벽을 닦아내고 경고문을 적어놓는 모습은 귀여웠다. 시청자들은 '저런 남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며 호감을 드러냈고 곽동연은 '국민 남동생'으로 인정받았다. 지금도 그런 성실함은 변함이 없다.

"처음엔 솔직히 부담스러웠어요. 예능이 무섭기도 했고 나노 단위의 사소한 일상까지 공개하고 싶지 않았어요. 저를 낱낱히 파헤치는 기분이고 하루종일 카메라가 찍는 게 불편했고요. 그런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당시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그땐 좀 어리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스무살이 되다 보니 조금 더 가지런하지 못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최근에는 지방 촬영도 하다 보니까 잔여물들이 남았어요. 제가 반지하에서 이사했거든요. 빨래를 햇볕에 말리는 재미가 있어요. 또 하다 안하면 몸이 진짜 안좋아지는 게 느껴져요. 원래 혼자 있을 땐 집밖에 잘 안나가는 스타일이라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곽동연이 스포츠조선을 방문했다. 곽동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끼도 많다. 밴드를 꿈꾸며 2~3년 가수 연습생으로 기본기를 갈고 닦았고 배우로 길을 재정립한 뒤에는 나이보다 훨씬 진정성 있고 호소력 있는 연기로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작인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제5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 아역상을 수상했고, '장옥정, 사랑에 살다' '모던파머' '돌아와요 아저씨' '화정' '퍽' '피리부는 사나이' '마스터-국수의 신' 등에 꾸준히 출연했다. 그런 가운데에도 드라마 스페셜로 단편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매번 다른 이야기와 다른 캐릭터로 차근차근 성인 연기자로 인정받기 위한 스텝을 밟아온 것이다. 끼와 노력을 동시에 갖췄으니 앞길이 밝을 수밖에 없다.

"가수 연습생을 할 때 연기 수업을 처음 받았는데 너무 재밌고 답답함이 많이 해소되더라고요. 남들보다 더 해보자 하고 신경쓰다 보니 회사에서도 그걸 좋게 봐주셔서 '넝쿨째 굴러온 당신' 오디션에 보내주셨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해왔죠. 앞으로도 다양한 역을 경험하고 싶어요. 특히 하고 싶은 건 어떤 메시지나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사람들이 뭔가를 생각하게 하고 대화를 나누게 하는 것들이 최종적인 배우의 역할이라고 느껴져요. '드라마스페셜-아비'라는 작품을 했는데 우리 작품을 보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메시지를 봤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재밌고 행복해서 연기했는데 책임감이 생기더라고요. 우리 작품을 보고 누군가 변화를 맞을 수도 있구나, 우리가 최대한 열심히 진정성 담아서 즐겁게 촬영하다 보면 긍정적인 변화를 꽤 많이 이룰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14세 어린 나이부터 자취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일찌감치 서바이벌 연예계에서 고군분투했기 때문인지 사람의 소중함도 벌써 깨우쳤다. 외모도 속도, 개념과 예의도 꽉 차있는 배우로 성장한 것이다.

"워낙 약육강식인 연예계에서 14세부터 혼자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들 좋은 말씀만 해주시는데 과연 진심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진짜 쓴소리를 해주고 진심으로 대해주는 분들이 한명 한명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진심으로 다가오고 진심으로 곁에 있어주는 분들이 더 감사해지는 것 같아요."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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