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서인국이 반전의 아이콘이 될 기세다.
서인국은 2012년 KBS2 '사랑비'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뒤 tvN '응답하라 1997', SBS '주군의 태양', KBS2 '왕의 얼굴', '너를 기억해', OCN '38사 기동대'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다른 청춘 스타들과 달리 데뷔 때부터 '연기 천재'라는 극찬을 뽐내며 발군의 연기력을 뽐냈지만 흥행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물 보다는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 연기에 비중을 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MBC 수목극 '쇼핑왕 루이'를 통해 확실한 스타 배우로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쇼핑왕 루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온실 화초남 루이(서인국)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남지현)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서인국은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서인국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매력을 선보인다. 그가 맡은 루이 캐릭터는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의 과보호 속에서 자라난 재벌 3세다. 그래서 쇼핑 외에 할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그가 한국에 돌아온 뒤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생존 능력이 바닥에 가까운 루이는 그렇게 노숙자가 됐다. 그를 거둔 것은 고복실. 모성애 자극하는 애절한 눈빛과 꽃미모에 홀려 자기 자신의 생계도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루이를 거두기로 한 것이다.
루이는 극단적인 사고뭉치였다. 설거지도, 청소도, 빨래도 아무것도 할줄 몰랐고 생활력은 제로이지만 소비력은 최강이었다. 대책없는 행동에 고복실의 속도 탔지만 루이가 "복실~"이라며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쳐다보기만 하면 어느새 마음은 풀렸다.
시청자도 마찬가지. 처음엔 드라마의 B급 병맛 코드에 당혹스러워했지만 어느새 서인국 표 루이가 펼치는 눈빛 연기에 마음을 풀었다. 혹자는 고복실을 졸졸 따라다니며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애절한 눈빛을 보내는 서인국의 모습이 대형견을 닮았다고 해서 '멍뭉미'라는 신조어를 붙여주기도 했다.
'멍뭉미'의 선두주자답게 로맨스도 사랑스럽다. 고복실이 차중원(윤상현)에게 잘해주는 거서 같자 영역을 침범당한 강아지가 크릉거리며 이빨을 드러내듯 차중원에게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고복실의 문자 하나에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행복해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본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눈물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재주까지 지녔다. 26일 방송에서는 루이가 기억을 되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루이는 자신이 차 사고를 당했을 때 고복실의 동생 고복남(류의현)이 대신 죽었다는 기억을 떠올리고는 오열했다. 서럽게 눈물 흘리는 서인국의 모습에 시청자의 마음도 같이 짠해졌다. 항상 밝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루이의 아픔을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인국은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왕의 얼굴'의 카리스마 왕도, '너를 기억해'의 천재 프로파일러도, '38사 기동대'의 섹시한 사기꾼도 아닌 귀엽고 사랑스러운 '멍뭉' 루이로 차세대 로코킹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서인국의 반전 매력에 시청자도 응답했다. 9월 21일 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작품은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타더니 급기야 26일에는 SBS 수목극 '질투의 화신'과 함께 수목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서인국이 끝까지 기분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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