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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혼술남녀' PD가 밝힌 #고퀄리티#인기비결#시즌2(feat.영애씨)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0-17 11:3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혼술남녀'의 사령탑 최규식PD가 드라마에 대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혼술남녀'는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노량진 공시생들과 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작품은 술을 메인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음주조장 드라마가 아니냐'는 우려를 얻기도 했지만,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는 리얼한 현실 생활과 로맨스를 그려내며 재미와 공감,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주는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덕분에 9월 5일 2.9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작품은 시청률 5%대 돌파(10회, 5.1%)에 성공,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인기 비결은 뭘까.


연출을 맡은 최규식PD는 "일상적이면서도 공감되는 이야기를 갖고 있어서 호응해주신 것 같다. 공시생들은 물론 다른 분들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선을 잘 탄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마냥 웃기기만 한게 아니라 감동 코드도 있다. 그런 게 잘 버무려져서 머리 아프지 않고 가볍지만 공감코드도 있어서 가끔 짠하기도 하고,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라 호응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분명 작품은 코믹한 정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주인공 박하나(박하선)는 만취한 상태에서 진상을 부리기도 하고, 남주인공 진정석(하석진)은 까칠하고 도도한 츤데레인척 하지만 허당기를 내포하고 있다. 이밖에 김원해 원장(김원해) 황진이(황우슬혜) 민진웅(민진웅), 공시생 삼인방 김기범(샤이니 키) 진공명(공명) 김동영(김동영) 역시 오버스럽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현실 웃음을 선사해준다. 하지만 시청자가 예상치 못한 순간 반전이 치고 들어오는 게 '혼술남녀'의 매력이다. '삼류' 취급을 받았던 박하나에게는 어려운 집안 생계를 돕기 위한 선택이라는 배경이 있었고, '고퀄리티 쓰레기' 진정석에게도 배신 당했던 아픔이 있었다. 황진이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에 결혼에 집착하게 된 사연이, 민진웅에게는 이혼하고 치매 노모를 모시는 속사정이 숨어있었다. 철부지 같았던 공시생 삼인방도 마찬가지. 김기범은 공시생이란 신분 때문에 할머니의 칠순잔치에도 가지 못했고, 진공명은 형과 비교당하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김동영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빨리 고시에 패스해야만 하는 부담감, 공시생 생활이 길어지면서 9년 간 사랑했던 여자친구와 이별해야 하는 아픔 등을 간직한 캐릭터였다.


이처럼 판타지 0%, 리얼 100% 현실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초반 우려했던 '혼술'장면 역시 이제는 공감 포인트로 자리잡았다. 등장 인물이 혼술할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에 깊이 몰입, '드라마 보기 위해 맥주 준비했다'는 등의 의견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최규식PD는 "주종에 맞는 안주를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가 본격 먹방 드라마가 아니라 술이 들어가다 보니 술에 곁들이는 안주가 맛있어보여야 술 먹는 장면도 공감이 높아지고 흥미도 생긴다. 그래서 술에 어울리고 먹음직스러운 안주를 고민한다. (박)하나가 집에서 라면에 병맥주를 먹는 장면도 밤에 한번씩 먹어봤을 법한 안주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고려해서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철저한 현실 공감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그런지 애청자들은 흔한 삼각관계 구도 또한 색다르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진정석-진공명 형제가 박하나를 좋아하고, 진공명을 정채연(다이아 정채연)이 짝사랑하고, 그런 정채연을 김기범이 짝사랑하는 이중 삼각관계를 특별하게 느끼는 듯 하다. 진정석-박하나 커플을 응원하는 쪽과 진공명-박하나 커플을 응원하는 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니 말이다.


최PD는 "흔한 삼각관계 구조인데 캐릭터들이 자신의 감정선과 연기를 충실하게 잘 소화해줘서 관심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 연기자들이 워낙 캐릭터 분석도 잘하고 연기도 잘해서 러브라인을 보시는데 몰입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석진과 박하선이 인생 캐릭터처럼 잘 소화해줘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남자주인공 진정석 캐릭터다. 비주얼 인성 재력을 다 갖춘 남자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드라마의 특성인데, '혼술남녀'의 진정석은 인성이 바닥이다. 스펙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자신의 기준에 걸맞지 않을 때에는 가차없이 무시해버리며 '퀄리티'라는 말을 달고 산다. 이때문에 진정석에게는 '고퀄리티 쓰레기'라는 뜻의 '고쓰'라는 별명이 붙었다. 도대체 왜 진정석은 '퀄리티'를 생명처럼 여기는 걸까.

최규식PD는 "사실 진정석 캐릭터가 노량진 업계 1타 강사이고, 다른 사람과 급이 다른 설정이다. 작가 회의에서 '퀄리티'를 반복하면 캐릭터도 보여줄 수 있고 코믹한 포인트도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퀄리티'를 반복해서 쓰면서 일종의 유행어처럼 되기도 했고 활용도도 높더라. 초반엔 재수없고 안하무인에 자기밖에 모르는 캐릭터였는데 후반부에는 사랑에 눈을 뜨고 풀어지면서 그 말을 써도 밉지 않게 됐다. 사실 사람들이 잘 쓰는 말은 아닌데 유행어처럼 자리잡아서 우리도 좋다.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고퀄리티 드라마'답게 '혼술남녀'의 종영을 4회 앞두고 시즌2를 제작해달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최PD는 "아직 시즌1에 주력하고 있고 정리하기에 바빠서 시즌2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진 상황은 아니다. 아직 뭐라 말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사실 전작 '싸우자 귀신아'도 그렇고 tvN 월화극이 계속 잘되서 부담스러웠는데 좋은 반응해주신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후속작인 '막돼먹은 영애씨'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도 '막돼먹은 영애씨' 출신 작가들이고 해서 애정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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