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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슴아픈 브로맨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홍경래가 자신을 죽이는 꿈을 꾼 왕(김승수)은 그를 처형하라 명했다. 이영은 홍라온을 걱정해 이를 막아섰고, 김헌(천호진)은 홍라온과 이영의 관계를 폭로했다. 그리고 홍라온을 끌고와 "역적의 딸과 내통한 게 사실이 아니라면 당장 이 계집의 목을 치라"며 이영을 압박했다. 이영은 홍라온을 지키기 위해 칼을 빼들려 했다.
이때 김병연이 나섰다. "세자를 살리고 싶다면 칼을 거둬라"라며 이영의 목에 칼을 겨눈 것이다. 이영은 "병연아"라고 부를 뿐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홍라온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몰린다면 이영이 나설 것은 자명한 일. 그렇게 되면 홍라온은 물론 이영의 목숨조차 담보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세자의 목숨을 위협하고 역적 가문을 돕는다는 게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반역 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김병연이 나선 것이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것. 이날 방송에서는 미처 그려지지 않았지만 명탐정 코난 뺨칠 정도로 영민한 두뇌와 통찰력을 가진 이영이 유일한 벗의 진심을 모를 리는 없다.
이 장면을 연기하는 곽동연과 박보검의 연기력 또한 빛났다. '갓병연'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카리스마 연기를 보여왔던 곽동연은 특유의 날선 눈빛으로 박보검과 맞서며 긴장감을 높였다. 굳게 다문 입술과 경직된 표정에서는 강한 각오가 느껴졌다. 박보검 역시 마찬가지. "병연아"라는 짧은 대사 한 마디에 충격 슬픔 연민 등 온갖 감정을 담아내며 몰입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휘몰아치는 감정신에 시청률이 상승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날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1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월화극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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