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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예쁜데 욕까지 차지게 잘하는 서지혜. 반전 매력 가득한 서지혜의 짧은 분량이 감질나고 아쉽다.
모두가 정치 실세의 딸을 두려워하고 아첨하기 바쁘지만 오직 이화신만큼은 그렇지 않는다는 점이 홍혜원을 사로잡은 것. 홍혜원은 이런 이화신에게 함께 메인 뉴스를 차지하자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여기에 이화신에게 사랑인듯 아닌 듯 묘한 기류를 내뿜고 있다.
그야말로 자존심 빼면 시체인 홍혜원. 이런 홍혜원이 조금씩 질투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표나리(공효진) 때문에 아파하고 표나리만 바라보며 전전긍긍하는 이화신에게 짜증이 나다가도 귀엽게 느껴지는 것. 평소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홍혜원이지만 유독 이화신 앞에서만은 무장해제, 본색을 드러내기 일쑤였고 이런 홍혜원의 캐릭터에 시청자 역시 빠져들었다.
사무실을 나오던 홍혜원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표나리 시험 잘 봤어? 카메라 테스트 봤지?"라고 질문을 쏟아낸 이화신. 이런 이화신에 발끈한 홍혜원은 "도대체 선배는 날 뭐로 생각하는 거예요?"라며 이를 갈았지만 온통 표나리 생각만 가득한 이화신은 "실수 안 했어?"라며 발을 동동거렸다. 분노 게이지가 가득 찬 홍혜원은 "에이 씨, XX 재수 없네, 진짜"라며 욕 시동을 걸었다. 그는 "(앵커) 오디션 연습은 나 혼자 해? 어지간히 좀 해. 표나리 늦지도 않고 제시간 맞춰 귀신같이 왔고요. 테스트도 XX 잘 봤고요. 표나리가 실수한 건 다른 사람도 실수했어요. 됐어요?"라고 쏟아내 웃음을 자아냈다.
홍혜원의 분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이화신은 "됐어"라며 안도하며 돌아갔고 이런 이화신이 황당하면서도 귀엽게만 느껴진 홍혜원은 "이 XX, 매력 있네"라며 걸쭉한 감탄과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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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홍혜원의 반전 매력은 앞서 10회에서도 꽃을 피운 바 있다. 잔뜩 술에 취해 "사귈래, 나랑?"이라며 진상을 부리는 이화신을 향해 홍혜원은 "앵커 오디션이 코앞인데 이러고 다녀도 돼? 9시 뉴스 안 할거야? 욕심 없어? 포기했어? 오디션 준비 나랑 해요. 남녀 앵커 궁합 점수 나쁘면 개인 점수 아무리 좋아도 불리한 거 선배도 알지?"라며 훈계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귀기 싫어?"라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화신에게 "너 내가 누군지는 아니? 뭐 이런 개 XXX XX를 봤나. 정신 차려. 술 처먹었으면 곱게 숙직실가서 쳐 자빠져 자던지. 신성한 뉴스룸까지 와서 '사귀자' '사귈래?' 헛소리하고 지랄이야! 너 이러고 내일 아침에 기억 안 난다 쌩깔려고 그러지? 사내새끼가 술 핑계 대고? 그리고 여기는 너희들이 자나 깨나 진실만을 이야기한다고 큰소리치는 뉴스룸이라고. 이 재수 없는 기자 새끼야!"라며 속사포 욕을 퍼부었다.
거친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 것 같은 홍혜원의 욕 퍼레이드에 이화신도, 시청자도 얼어붙은 순간. 이화신의 "잘한다. 욕 잘한다"라는 감탄사처럼 실로 경이로웠던 홍혜원의 욕 스킬은 '질투의 화신'의 숨겨진 빅 재미로 자리잡았다.
그간 단아하고 참한 며느리, 냉기 가득한 차도녀 역을 주로 도맡았던 서지혜는 '질투의 화신'에서 충격적인 변신을 선보였고 이는 시청자의 가슴에 제대로 정통했다.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집중하다 보니 매회 짧게는 1분, 길게는 5분 남짓하게 등장하는 서지혜이지만 그의 존재감만큼은 1시간, 그 이상의 여운을 남기고 있는 중. 서지혜의 짧은 분량을 원망하는 시청자도 늘고 있다. 더불어 '질투의 화신' 후반부에 서지혜가 어떤 활약, 어떤 반전을 펼칠지 기대하는 시선도 상당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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