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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슈퍼스타K'가 다시 돌아왔다. 적어도 첫 걸음은 성공적이다.
예선부터 출연자의 심리를 죄는 잔인한 방식이지만, 보는 재미는 늘었다. 합격이 유력한 출연자의 경우에도 심사위원들의 폭풍 같은 제한시간 클릭을 볼 수 있었다. 또 파란 출신의 최성욱(전 에이스)이 등장했을 때는 제한시간이 5초 미만일 때 심사위원들이 여러 차례 추가 시간을 주는 모습이 방송되며 아슬아슬한 재미를 줬다. 시청자들로선 오히려 수준 이하의 무대를 비교적 짧게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처럼 긴장감이 상승하면서 심사위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과거 예선장 분위기는 비교적 훈훈했다. 출연자가 실수할 경우 "마음을 가다듬어라", "여유를 가져라"며 격려하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예선 심사위원이 7명으로 늘어나면서 서로의 눈치싸움이 심해진데다, 20초 타임배틀이라는 방식 특성상 베풀 수 있는 자비에도 한계가 있다.
슈퍼스타K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호 합격자' 박혜원부터 김예성, 김영근, 이지은, 코로나 등 실력자들이 출연했다. 외모부터 목소리, 가창력, 감성, 끼까지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슈퍼스타K8'이 아닌 '2016'으로 바뀐 것처럼, Mnet 측의 많은 고민이 엿보였다.
누가 봐도 합격할 만한 뛰어난 실력자, 화려한 과거를 지닌 왕년의 가수, 끼가 넘치는 청춘, 소극적이고 소심한 출연자, 뜻밖의 괴짜까지 시즌1 때부터의 흐름은 유지됐다. 청명한 목소리의 김영근과 넘치는 감성을 선보인 김예성, 폭발적인 가창력의 이지은은 심사위원단의 '올패스'를 이끌어내며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슈퍼스타K'가 성공하려면 출연자들의 뛰어난 실력만으론 역부족이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노래 잘하는 일반인'들은 'K팝스타', '너의목소리가보여', '판타스틱듀오', '히든싱어' 등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게다가 옛 명곡의 편곡이자 재해석 등의 재미 역시 '나는 가수다', '불후의명곡', '판듀' 등에서 일류 가수들이 심혈을 기울여 선보이고 있다. 허각과 존박이 우승을 겨뤘던 시즌2, 울랄라세션-버스커버스커의 시즌3 때 영광을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Mnet은 1회를 통해 적어도 지난 시즌7의 대실패로 인해 드리워졌던 그림자를 1화에서 어느 정도 벗겨내는 데는 성공했다. 앞으로 슈스케는 예선방식 외에 어떤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첫 걸음은 기분좋게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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