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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겨울·최보란 기자] 갑작스러운 납치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화기애애한 시간을 만들어준 유세윤.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욕심쟁이 스포츠조선 기자들은 그에게 조심스레 '예능고사' 시험지를 내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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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윤은 사진만 보고도 크게 웃더니 한참 고민 후 ①서양 유세윤을 골랐는데요. 유세윤은 "아무래도 제일 유명하고, 제가 볼 때 저랑 가장 닮은 것 같아요"라고 이유를 답했습니다.
다른 유세윤들에 비해 서양 유세윤은 인종 차이 때문에 좀처럼 비슷한 느낌을 내기 어려울텐데도 묘하게 닮아 있어 더욱 신기했는데요. 언젠가 두 사람이 만나는 모습을 꼭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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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웃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안 웃을 때, ②내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을 때, ③주위 사람들이 자꾸 자숙할 때, ④별로 안 웃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빵 터질 때, ⑤나보다 더 웃긴 사람이 나타났을 때 등이 보기로 주어졌습니다.
유세윤은 "모든 개그맨들이 이 순간 가장 당황하지 않을까요?라며 ①번에 동그라미를 그렸습니다.
"이런 순간이 되면 정말 당황스럽죠. 근데 요즘은 사람들이 안 웃으면 자꾸 얼굴이 빨개지는데요. 그럴 때면 더 민망해져요. 그러니까, 제가 당황한 티가 나고 있는 것 같을 때? 그럴 때 더 당황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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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로서 유세윤을 정말 좋아해요. 음...다시 생각해보니 친구로서 유세윤은 좀 별로 인 것 같아요. 가수 유세윤은 캐릭터가 자신감 있고, 허세가 강하고 ,두려울 게 없고, 자신의 멋에 빠져사는 그런 인물이죠. 저는 사실 그렇지 못하거든요. 저는 약간 제가 만든 캐릭터를 동경하는 편이예요. '개그콘서트'에서 연기했던 복학생 캐릭터도 되게 자신감 넘치잖아요. 자기가 촌스러운 줄 모르고, 또 안다고 해도 '촌스러우면 어때서'라는 식으로 나설 성격이죠.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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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부터 7번까지는 OX 문제입니다. 유세윤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는 '뼈그맨'이죠. 뼛속까지 개그맨이라는 뜻인데요. 개그맨으로서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세윤은 4번 '뼈그맨이라는 별명이 사실 많이 마음에 든다'라는 질문에 의외로 아니라고 답했는데요.
"다른 사람을 웃길 때 제일 중요한게, '얘 되게 웃겨'라고 먼저 말하고 시작하면 안 되거든요. 웃음의 공식 중 하나인데, '이 얘기가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번은 이런일이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기대를 낮추고 시작해야 하거든요. '이 얘기 엄청 웃겨' 하고 시작하면 망하거든요. 웃기고 싶은데 이런 별명을 기대감을 높이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좀 부담스럽죠."
유세윤은 '개가수'(개그맨+가수)의 가장 성공적인 예로도 꼽힙니다. 뮤지와 함께 결정한 힙합 듀오 UV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코믹한 콘셉트, 공감을 자극하는 가사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죠. 단발성 이벤트로 끝날 것 같던 유세윤의 음악은 의외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간 윤종신'을 패러디한 '월세 유세윤'도 꾸준히 발표하고 있죠.
"프로듀서만 잘 만나면, 꼭 노래를 잘하지 않더라도 콘셉트 가수로는 성공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함께 하면 괜찮았겠다 싶은 프로듀서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상민 형이요. 룰라 샤크라 샵 다 제가 좋아했던 음악이었거든요. '음담패설'도 같이 했는데 굉장히 아는 것도 많으시고 똑똑하세요. 그런 경력이 바탕이 돼 있으니까 음악의 신 해도 웃긴 것 같아요. 뭔가 잘 만들어 주실 것 같아요. '오예스' 때 실제로 함께 작업도 해봤는데 호흡이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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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듯 말듯한 이 말은 9번 문제의 답을 통해 잘 이해할 수 있는데요. 유세윤이 선정한 대표작 '복학생' 같은 캐릭터 또한 그가 유심히 관찰한 면모를 흉내낸 캐릭터였죠. 장발에 공갈티를 입고 "내 밑으로 다 조용히 햇!"이라 외치는 그는 세대차 팍팍 느껴지는 설정들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꺼지라구요? 선생님! 제가 촛불이에요? 꺼지게"와 같은 아재 개그나 "아니! 그렇게 심한 말을~?", "좋아요! 제가 학당을 떠날게요. 대신 선생님은! 지구를 떠나거라~"와 같은 옛날 개그를 하는 시대에 뒤쳐지고 촌스러운 복학생 캐릭터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해냈습니다.
"하나를 뽑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복학생이 생각나네요. 그때 '개그콘서트'에서 복학생 캐릭터로 짜 오라고 했어요. 막내들 5~6명이 오디션을 봤는데 제가 그 역할을 맡게 됐죠. 실제로 제가 과거에 대한 집착이 좀 있어서 소장품도 많이 있고, 꺼낼 이야기도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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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성치가 가장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주성치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유세윤 스타일 영화요. 뭐, 그런 게(유세윤 스타일)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광고백이 좀 안정이 되면 영화도 도전을 하고 싶어요. 2편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허접하더라도 한 편은 만들어 보고 싶어요."
winter@sportschosun.com,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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